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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책장

내가 과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김**** (ip:)
  •  요즘 들어 그런 고민이 많아졌다.


"나는 신입생 때와 똑같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냈을 뿐인데, 흘러간 것은 시간뿐인데 어째서 대학교 4학년의 나이가 되었을까?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이고 나를 버려두고 가버린 것은 시간인데, 왜 내가 성숙해지고 멋있어지고 철이 들어야 할까? 내가 태어난 후 19년이 흘렀다고 해서 왜 나를 '어른'으로 규정하는 것일까? 나는 놀고 싶을 뿐인데? 나도 저런 어른들처럼 멋있는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도중 용진 작가의 <아직 오이는 먹지 않아요>라는 책을 인디펍이라는 독립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보게 되었다. 리뷰도 없고, 독립 출판사의 책을 사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이건 내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주문을 하였다. 그리고 이 책은 다행히 나의 성향과 잘 맞았고 나에게 작지만 확실한 위로가 되어 주었다.


  • 이 책의 작가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내가 30살이 되는 어른이구나' 라는 토대를 가지고 여러 생각과 고민을 엮어 책으로 출판했다. 물론 이 책이 나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해주거나 삶의 방향을 알려준 것은 아니었다. 한 사람의 일기이자, 노트이자, 고민을 적은 책일 뿐이었고, 작가의 삶은 나와는 많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 나는 위로를 받았다. 작지만, 정말 소소한 이야기지만,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읽다 보면 가끔은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어떻게 알았지' 싶은 정도로 나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도 있었다.


  • 30살을 향해가고 있는 책을 쓴 작가는 22살인 나의 나이에서 보면 상당히 어른스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어른도 삶에 대한 걱정이 많은 모습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모두 자기 삶은 처음이구나' 작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 모두 다 그러하다. 우리는 모두 같이 처음 살고 있고 처음 인생을 겪어보고 있다. 물론 송중기가 연기한 '진도준' 같은 환생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콘텐츠 세상 속의 이야기일 뿐이고, 그렇기에 전생을 다루는 소설은 더욱 인기를 끈다.


어른도 힘들고 걱정되고 불안하다. 모두 처음 사는 세상 속에서 '어른'은 그저 먼저 태어나 먼저 경험해본 사람이다. 먼저 태어나서 먼저 경험해봤을 뿐 먼저 볼 수 있는 자가 아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일을 척척해내며, 굳은 심지를 가진, 철이든 진짜 '어른'이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른'이란 그저 세상에 치이고 치여 주어진 상황에 무덤덤해진 '아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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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 아직 오이는 먹지 않아요 내가 과연 어른이 될 수 있을까 HIT파일첨부 김**** 2024-01-02 22:39:05 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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