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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책장

정의가 완벽히 승리한다 말할 순 없지만

유**** (ip:)

삶이 워낙에 복잡해서 쉴 때는 마음 편하고 싶었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읽는 책보다는 활동하는 책을 선호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 마음 속 부동의 1위였던 소설이 다른 책에 뒤쳐질줄은 몰랐다. 웬만하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싶지 않아서 머리를 식히는 활동을 주로 하게 되었는데 '완벽한 태도를 지닌 원장과 사자 그리고 노란 약속'은 읽어야만 할거 같아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됐다. 


책 소개에 책이 엄청 재밌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하여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글을 처음 써보는 작가님이라 틀린 문장도 있었고 맞춤법 틀린 곳도 가끔 보였다. 보통 프로 작가들이 쓴 책의 문장은 엄청 잘 읽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 초반에는 안 읽히는 걸 읽어나가느라 애를 먹었다. 


내 세대가 아니어서 그런가 이다정 작가님의 소설 속 유머가 와닿지도 않았고 피해자 아동에게 원장 세컨드 할래? 하고 말하는 장면은 좀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사자친구가 저지르는 농담이 좀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아무래도 나와 작가님의 세대가 다르고 페미니즘이 만연해진 시대를 살고 있어서 그런거 같다. 생각보다 책이 재밌지가 않고 잘 읽히지기 않아 억지로 읽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그런 생각을 좀 접게 됐다. 


가벼운 언행을 일삼는 것처럼 보였던 이다정 간호사가 사실은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고,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스타일이 좀 거친 면은 있지만 자신의 아이를 (친딸은 아니지만) 위해 2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애써왔고 싸워온 것을 보고 진정한 워리어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 서툰 소설이지만 이런 사회 고발, 게다가 실화를 다룬 작품은 꼭 나와야 한다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읽어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처럼 누군가는 분명 알게 될테니까. 


성범죄 가해자를 다룬 작품은 수없이 봐왔지만 이번 소설도 여태까지의 작품과 마찬가지인 면이 있었다. 바로 솜방망이 처벌과 사람들이 가해자에게 참 관대하다는 것. 왜 유독 성범죄에서만 그런지 모르겠다. 살인, 폭행, 사기, 심지어 여러 경범죄에서의 가해자들 조차도 100% 욕을 먹는다. 다른 범죄 가해자들은 다 나쁘다고 하면서 왜 성범죄 가해자에겐 그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물론 조두순 같은 악질 범죄자는 다들 입을 모아 악마라고 말하지만 그외 나머지는 꼭 피해자에게 조금이라도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 같다. 


모르는 사람들보다는 아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가해자를 아는 사람들은 가해자가 본인들에게 잘 대해주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는 거 같다. 세상에 그런 짓을 하지 않을 분이라는 말이 어디 있지? 그런 일을 저질렀으면 그런 놈인거다

 


소설 속 정두홍 원장도 그러하다. 제목처럼 완벽한 태도를 지니고 있고 겉으로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아주 시커멓다. 아직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여자아이들 옆방에 머무르는 것을 읽고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괜히 방의 위치를 그곳으로 정하진 않았을 거다. 


그냥 겉에서부터 악당 기질이 철철 흐르는 사람보다 정두홍 같이 사람 좋은 척 하는 놈들이 더 끔찍하다. 


친딸은 아니지만 자기가 직접 키워온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을 먹고 싶을까?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이런 놈들을 보면 참 기가 찬다. 


그리고 난 이놈들이 억울하다고 하는 게 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정말로 억울해한다는 걸 알고 기함했다. 차라리 쇼라면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걸텐데.. 진짜로 억울해하는 거라면 자기 죄를 아예 인지하지 못한다는 뜻 아닌가. 


악질쓰레기의 편에 서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참 세상 말세란 생각을 했다. 사람 좋아보였던 조 변호사도 그렇고 정두홍이 그럴 분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고 두둔했던 사람들 전부 제정신인가? 이다장 변호사가 왜 조 변호사에 대해 그렇게 서술을 했는지 책 말미에 알게 됐다. 그런식으로라도 생각하지 않았다면 견디기 힘든 싸움이니까. 


그래도 이 소설이 절망적이지 않았던 건 피해자의 편에 서서 싸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피해자 혼자 싸웠다면 견디지 못했을 시간들을 이다정 간호사와 전담 변호사 둘 그리고 그외 사람들.. 비록 솜방망이 처벌이나 다름 없었지만 피해자에게 여러가지 의료, 생활 전반 지원을 해주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뭐 당연한 거지만 그 지원들과 같이 싸워주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 이것들이 끝까지 피해자가 싸울 수 있게 힘이 된 것은 분명하다. 바로 법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피해자가 소외 당하지 않도록 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법률지원도 최대한 받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많이 지나 증거도 없고 신고, 고소를 전혀 할 수 없는 수많은 피해자들도 심리지원을 받아 남은 삶을 그 고통의 기억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보육원 #보호종료아동 #그루밍성범죄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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