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책방 사장과 책방 손님이 결혼한다! 그런데... 통장에 돈이 각자 2천만원 밖에?!
뭐 어때, 그걸로 결혼식, 신혼여행, 혼수, 신혼집까지 해보자!
호화웨딩도, 스몰웨딩도 아닌 그저 평범하고 무난한 알뜰웨딩 이야기 :)
책방 사장과 단골 손님, 결혼을 마음먹다
통장은 가난한지만 열정은 흘러넘친 알뜰웨딩 성공기
매번 뉴스나 신문, SNS에 쓰여 있는 결혼 준비 비용을 보면 내 통장에 한 번도 찍힌 적 없는 숫자만 빼곡
히. ‘내가 저렇게 큰돈을 모을 수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내가 과연 결혼이라는 거 자체를 할 순 있을까?’ 생
각했던 꼬꼬마와 삼숑. 그랬던 이 둘이 책방 사장과 단골 손님으로 만나 한국판 <노팅힐> 커플이 되었고, 이
윽고 2020년 2월 16일 부부로써 연을 맺었습니다.
결혼 준비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 소리 절로 나게 많은 결혼 비용은 거품과 허례허식이 만
들어낸 거라고. 아무 논리 없이 그저 남이 했었으니까 나도 한다는 심리, 주변 사람 눈치와 뒷말이 두려워
화려하게 하려는 심리, 세상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이니 모든 환상을 다 부으려는 심리. 근데 냉정하게 생
각해봐요, 결혼식은 길어야 1시간이에요. 그 후가 문제죠. 결혼식을 한다고 해서 인생의 행복이 저절로 짠
- 하고 펼쳐지는 게 아니라 진짜 삶의 출발선이잖아요. 결혼 후에도 너무 힘든 밥벌이가 남아있고, 우리를
비웃듯 내 집 마련, 노후자금 등이 기다리고 있잖아요.
시작부터 삼숑 귀에 딱지가 붙을 정도로 말했어요. 호화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매력이 담긴 평범하고
소소한 결혼. 결혼식은 둘이 합쳐 1,000만 원! 신혼집 포함해서 4,000만 원! 이 이야기를 들은 여러분은
어떠세요? 믿기지 않지요? 삼숑도 반신반의했죠. 결혼식은 그렇다 해도 억 소리 나는 수도권에서 어떻게
신혼집까지 그 돈으로 가능하냐고.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해내고 말았습니다.
결혼식 1,010만 원, 신혼여행 807만 원, 혼수 767만 원, 신혼집 1,416만 원.
혹시 제가 남의 도움을 안 받을 정도로 엄청난 금손 이냐고요? 아뇨! 미술 시간 때 매번 D를 받은 똥손
of 똥손 입니다. 그렇다면 소규모 스몰 웨딩을 했냐고요? 아뇨! 꼬꼬마는 아빠도 첫째, 엄마도 첫째인 집안
의 첫째였고 삼숑도 장남이라 둘 다 예식장에서 해야만 했어요. 부모님 모두 아직 현직에서 일하고 계셔
부모님 손님도 많고요. 식대 보증 인원도 300명 잡았는데 훌쩍 초과한 348명 어치를 계산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보통의 결혼식인데 저 비용이 나왔을까요? 그 얘기를 이 책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말해주려고요.
첫 만남부터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좌충우돌 결혼 준비부터 결혼 그 후 이야기까지. 결혼에 든 세세
한 비용과 잘한 점, 아쉬웠던 점도 같이 포함해서 말이죠. 혹자는 뭣도 아니라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굉장
히 저렴하게 결혼한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남부럽게 멋진 결혼을 한 것 같지도 않다고요. 저도 알아요.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평범하다는 걸. 하지만 이런 완전 평범러들도 부담 없이 결혼했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말하는 겁니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망설이고 계시나요? 여기 정말로 내 옆에 있는 친구,
언니, 동생이 들려주는 소소한 결혼 에피소드 읽어보세요. 꽤 재밌으니까 믿어 보시라니까?
세상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이니 모든 환상을 다 부으려는 심리. 근데 냉정히 생각해봐요 결혼식은 길어야
1시간이에요. 그 후가 문제죠. 결혼은 인생의 행복이 저절로 짠- 하고 펼쳐지는 게 아니라 진짜 삶의 출발선
이잖아요. ___p. 4, ‘시작하며’ 중에서
몇 달 전만 해도 별거 아니던 사람이 지금은 내게 이토록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든든한 사람이라니. 내
철칙을 조금씩 무너지게 만드는 못된 사람. 하지만 무너짐이 싫지만은 않게 만드는 묘한 사람. 더 야무지게 잘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만드는 알찬 사람. ___p. 50, ‘없으면 허전한, 있으면 든든한’ 중에서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지한 순간 반대편을 내 쪽으로 바꾼다거나 그의 입장을 깎아내리면 안 된다. 부부는
각자를 지금에 있게 만들어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니까. 상대를 이상하다 비난하거나 헐뜯으면 그
사람이 살아온 걸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두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는 것이 바로 부부
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극진히 보살피고 받들어 살피는 왕자님, 공주님에게 채용된 게 아니라 같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의 파트너니까. ___p. 79, ‘알쏭달쏭 결혼 날짜 2’ 중에서
나에게 먼저 잘해주기만을 바라 왜 못 해주냐 울며불며 서운함과 서러움을 느끼는 건 옳지 않다. 상대방은
정작 내가 뭘 해주길 원했을지 모를 경우가 태반이니.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마음을 다하고, 내 행동과 마
음을 보고 상대방이 그걸 거울삼아 더 잘해줄 거란 믿음을 굳게 먹기. 그게 바로 부부가 가질 첫 도리가 아
닐까. ___p. 131, ‘가족이 된다는 건’ 중에서
수없이 지나간 이런 우연들을 내면에 있는 용기가 튀어나와 운명으로 만들어냈다. 우연과 운명, 그 사이 어
딘가 혼재되었던 나. 나는 이제 곧 ‘누군가’의 ‘무언가’가 된다. 하지만 예전처럼 걱정하거나 경계를 하지 않는
다. 이제 내 옆엔 너무나 든든한 삼숑이 있기에. ___p. 165, ‘우연과 운명, 그 사이 어딘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