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몸 고요한 마음

우연히 요가를 만나 수련을 이어가다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요가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요가는 저에게 운동으로 다가와 취미가 되었고 이내 삶이 되었습니다. 처음 요가를 접하게 된 순간부터 안내자가 되기로 마음먹기까지 수련이 깊어지는 과정을 에세이로 담았습니다. 요가 매트 위에서 몸이 흔들릴수록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처음 접한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적었습니다.

독립출판물 <런던 골목길에 내 단골집이 있다면> 이후 두 번째 책 <흔들리는 몸 고요한 마음>을 썼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작은 요가원을 운영하며 요가를 안내합니다.

프롤로그

[1] 여정
밉지 않은 따라쟁이가 되고 싶어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요가
요가원을 찾아서
나에게 해주는 위로: 하타 요가
머리서기
7번 차크라와 코뿔소 론다
전환점, 그리고 제주
꿈의 아사나
초심을 잃지 않는 수련
어느 날의 일기

[2] 변화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두려움에 맞서는 방법
요가와 크로스핏의 케미
잠들어도 괜찮아요: 인 요가
요가와 채식
나이와 체력의 상관관계
요가를 위한 준비물
요가 강사가 되기로 했다

그의 열정에 감탄하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요가가 도대체 뭐길래. 혹시 요가라는 게 뭔가 굉장히 특별한 행위인 걸까? 맨바닥에서 하는 평범한 운동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데 그 너머에는 도대체 뭐가 있는 걸까? 직접 하지 않고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을까? 그건 어떤 느낌일까? 혹시 그렇다면, 나도 요가를 배우면 새로운 열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요가, p22

꾸준한 수련은 정말 신기하게도 결과물을 냈다. 그렇게 띄엄띄엄 가는 수련이었는데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3분을 채우는 날이 왔으니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사나를 유지하는 게 점점 덜 괴로워지면서부터는 그 순간 머리에 온갖 잡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나에게 해주는 위로: 하타 요가, p32

그게 너야. 이렇게 겁 많고 소심한 너라도 괜찮아. 너답게 천천히 묵묵하게 나아가자. 그런 마음으로 수련하다 보면 처음엔 동작이 전혀 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수련을 이어갈 때, 어려워했던 자세를 완성하는 순간이 분명히 찾아온다.
- 머리서기, p39

수업이 끝나고 휴식 자세인 사바아사나로 누워 한숨을 돌렸다. 그러자 코가 막히면서 뜨거운 눈물 줄기가 관자놀이로 주룩주룩 흘렀다. 이런 성취감은 너무 오랜만이었다. 오직 내 힘으로 무언가 이뤄낸 적이 있었나? 일하면서 이런 뿌듯함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여태껏 무언갈 열정적으로 좋아해 보긴 했지만, 그 열정으로 무언가 이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가슴이 뛰었다.
- 꿈의 아사나, p57

힘든 일이 생길 때도, 너무 기쁜 일이 있을 때도 그 마음을 가만히 두고 본다. 지금 이 감정은 머리 위로 뭉게뭉게 피어올라 잔잔한 바람을 타고 흘러가고 있구나. 지나가고 있구나. 그렇게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로 그 감정은 지나가고 없어진다. 그러면 나는 감정에 잠식되지 않고 단단하게 그 자리를 지킨다.
-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p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