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에서 크레파스 냄새가 났다

사랑과 이별, 후회와 견딤의 시간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몇 번의 시작과 끝을 겪은 마음은 두꺼운 딱지가 앉은 튼튼한 흉터가 됩니다.
여전히 새로운 설렘의 끝엔, 계절에서 한 걸음 더 나아오지 못한 마음이 쌓입니다.
이별의 아픔에 ‘너를 닮은 영화’를 보고, ‘옛 여행지’와 ‘지나간 파도’를 추억하는 일을 통해 위안을 찾습니다. 그러다 이내 슬퍼하던 마음을 잊어버리고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찾기로 합니다.
때마침 불어온 코끝의 크레파스 냄새와 함께 말입니다.

북씨 @ggobockc
『남김없이 시들고 나면』, 『우리가 사랑이라면』, 『나는 밤마다 너를 베고 누워 눈을 감았다』, 『제주와수다』, 『그 마음들은 목적지가 없다』, 『코끝에서 크레파스 냄새가 났다』의 총 6종의 도서 출간.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서점 '선유서가' 책방지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1부 고양이가 된 기분 -

굿나잇앤굿럭 16
예감 18
고양이가 된 기분 20
삐그덕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22
불청객 24
정해진 일 26
보이지 않는 것 28
묻지 못한 말 30
욕심 32
오래된 노래 34
네가 좋아하던 영화 36
바람 38

- 2부 파도는 울음을 그칠 줄 모르고 -

희망고문 42
모래성 44
괜찮을까 46
너에게 가는 길 48
빈자리 50
그리운 것들 52
그럴지도 몰라 54
우선순위 56
파도는 울음을 그칠 줄 모르고 58
선물 60
삿포로 62

- 3부 사실 괜찮지 않았어 -

사실은 66
행운 68
아무렇지 않지 않은 사람 70
널 사랑하는 게 아니고 72
선택 74
외면 76
미련 78
당신이 미워서 80
마음 먹는 일 82
내 차례입니다 84
우스운 이야기 86
오늘 같은 날 88
벚꽃놀이 90
다시 그곳에 갈 수 있나요 92

- 4부 코끝에서 크레파스 냄새가 났다 -

홍매색 크레파스 96
파도 98
파인애플 100
파인애플2 102
사주 104
설레는 상상 106
그러니까 내 말은 108
좋은 하루 110
광장시장 112
겨울바다 114
새해인사 116
Fine 118
감사합니다 120

<파인애플>

'파인애플 좋아해?'

뜬금없는 내 물음에 네가 그랬잖아

'응 좋아해'

나는 그 말이,
마치 나를 좋아한다는 말처럼 들렸어
내가 너를 좋아하니까
너도 나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

나중에서야
네가 정말로 파인애플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좋았어

그 말 한마디로
그날 하루가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파인애플2>

'파인애플 좋아해요'

오늘 파인애플을 좋아한다는 누군가를 만났어
이 사람도 파인애플을 좋아한대
그래서 나도 파인애플 좋아한다고 말했어

파인애플 많이 먹으면
혀랑 입천장이 다 벗겨져서 얼마나 아픈지도
아는 사람이었어
파인애플을 좋아한다던 너는 그거 몰랐잖아

나는 이제 파인애플 하면 네가 떠올라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파인애플을 보면 네가 생각나

이제 나 어떡하면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