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패스

* 카누패스는 서정적인 그림과 함께 마음을 힐링 시켜주는 감성 아트북입니다.
* 현대인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깊은 고민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 내 마음이 정해진 깊이도 없이 가라앉는 순간, 부드럽게 흘러가는 카누 패스 속에서 나를 치유하는 여정을 그림책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 독특한 형식의 플립북으로 색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들고 난 뒤에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가만히 눈을 꼭 감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듭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창피했던 순간이나 속상했던 순간이 머릿속에 가득 떠오르면, 저는 저만의 상상 속 세계를 그렸습니다.

끝이 없는 긴 강물 길로 이어진 그곳에서 제 몸에 꼭 맞는 카누를 타고 이리저리 부드럽게 떠돌면서 하늘과 숲을 바라보았습니다. 파란 하늘 속을 가득 채운 푸른 나뭇잎, 흩날리는 벚꽃, 까만 밤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눈… 카누를 타고 떠나는 긴 여행 끝에는 불편했던 감정은 없어지고 마음이 편해지고 고요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마지막에 제목을 정할 때 카누패스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카누패스는 강이나 호수 또는 물길을 따라 카누를 타고 이동하며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카누 이동 경로를 뜻한다고 해요.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누구나 카누패스 위에서 편안하고 기분 좋은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pp.3라는 창작팀에 속해 있습니다.
*23년 12월 첫 부산 마우스 북페어
*24년 1월 journey to your dream(부산 독립출판 30인 그림책 원화전시)

태어나 보니 나는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기쁜일도 좋은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통스런 기분만 온몸을 감쌉니다. 외롭고 불안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요.

저는 잠시 걷는걸 멈추고 작고 긴배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흘러가는 강물위에 누워 가만히 몸을 맡겼습니다. 이 배는 마치 제몸에 딱 맞춘듯 편안합니다.

배에 타서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짧은 영상이나 가쉽거리를 의미없이 드래그하다 갑자기 떨어지는 빗방울에 놀라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늘 위에는 강가를 따라 심어진 나무들이 커다란 우산처럼 있었습니다. 비가 떨어지는 소리. 강물이 흐르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점점 빗방울이 더 굵어져 옷이 젖기 시작하니 찝찝하고 눈도 잘 떠지지 않았지만, 가만히 떨어지는 비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온몸이 다 젖고나니 떨어지는 빗방울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불편했던 마음이 비에 다 씻겨지니 기분이 편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