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점을 찍지 않아도 맺어지는 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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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점을 찍지 않아도 맺어지는 말들
저자: 지은이: 박지용
출판사: 디자인이음
출간일: 2019-04-03
분야: 시
제본: 무선제본
쪽수: 93p
크기: 105*150 (mm)
ISBN: 9791188694419
정가: 6,000원
독립출판에서 주목받는 작품들을 문고판으로 재현한 《청춘문고》 시즌3.
『점을 찍지 않아도 맺어지는 말들』은 등단을 거부하고 제도권 밖에서 독립적인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용의 신간이다. 시인은 일상과 그 안에서 찾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기록을 이 문장집에 모았다.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그의 문장들은 기억의 늪으로, 혹은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등단을 거부하고, 2017년 시집 [천장에 야광별을 하나씩 붙였다]를 독립출판했다.
모든 제도는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독립적인 문학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시를 매개로 한 모임 [커피하우스]와 [문학인 크-럽]을 진행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독립적인 문학작품들을 발간하는 도서출판 밥의 대표이기도 하다.
1부 영의 순간
겨울이 오면
점을 찍지 않아도 맺어지는 말들
우리의 세계
우리의 밤
영의 순간
제주 바다가 들려준 비밀
2부 영수증을 주세요
딸국질
필요한 사이
영수증을 주세요
회색의 비밀
가면 놀이
나의 무게
3부 이야기를 읽을 자격
절망과 절망과 절망
무서운 이야기
옛 생각은 짜다
벽이 없는 방
오해
원수는 저녁 식사에서 만나기로 하자
내뱉음
시각장애 1급 증명서
회고록
이야기
4부 나였던 당신에게
안부
당신으로 인해
4월 13일
하늘에 절망 하나
나였던 당신에게
빛을 등지고
누구에게도 부르지 못한 노래
절망의 더 안쪽
사형 선고
단추
원형
오늘 만남의 영수증을 주세요
집에 가 침대에 누워
오늘을 어떻게 처분할지 생각하게요
환불은 되는 거죠 이유는 묻지 않았음 해요
요즘은 그런 세상이니까요
곤란하다구요
그럴 거면 아까 미리 얘기를 했어야 한다구요
아 그럼 됐어요
환불은 하지 않을 테니 그냥 주세요
적어도 오늘을 증명할 수 있는 건 있어야 하니까요
오늘 우리의 절반은 나의 것이니 그 정도는 되겠죠
심지어 아까 본 길고양이 이름도 내가 지어줬는 걸요
사람이 뭐 그리 계산적이냐구요
나도 어쩔 수 없는 걸요
처리하지 못한 날들이 너무 많거든요
영수증이 없으면
내일을 살아갈 수 없거든요 ---「영수증을 주세요」중에서
시간이 만들어준
식어 남아버린 소금기가
그것들을 함부로 헤집기 힘들게 만든다
어쩔 수 없이
한 움큼 입에 머금을 때면
입 속 상처들이 아리다
다시 뱉어 그 소금의 면면들을
살필 때면
알갱이들의 날카로움을 발견한다
날 선 모서리 사이에 빛을 튕겨내는
편편한 면들 또한 좋은 것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게 관찰을 끝내고
다시금 한 움큼 입에 머금어 본다
하얗게 남은 소금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것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
문득 입가의 소금기가
사라져버렸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소화되어버린
옛 생각 ---「옛 생각은 짜다」중에서
형체도 없이 무너져내린다
절망조차 해볼 수 없는 종말이다
마음이 떠난 게 아니라
마음이 없어져버렸다
마음이 없어졌으니
그 외의 일들은 이미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나의 세상에
내가 없다는 것
감각할 수 없다는 것
나의 사고에
당신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
나의 사고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
어떤 기록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
이제 손마저 무너져내린다
사라진다
마지막 남은 손끝으로
나였던 당신에게 ---「나였던 당신에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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