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장면채집록 흰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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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11,000원 |
상품요약정보 | 『삶이 고이는 방, 호수』를 쓴 함수린의 2년 만의 신작. 숲, 비, 눈, 빛, 겨울을 주제로 한 40편의 장면채집록입니다. 세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비유와 몽상, 식물과 수목원을 사랑하는 산책자의 정다운 세계로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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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장면채집록 흰그루
저자: 함수린
출판사: 수린의 장면채집실
출간일: 2022-02-22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70p
크기: 110*165 (mm)
ISBN: 미발급
정가: 11,000원
『삶이 고이는 방, 호수』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저의 두 번째 작업물입니다. 이번에는 귀여운 장면채집록을 만들어서 돌아왔습니다. 첫 채집록은 올겨울 동안 쓴 40편의 이야기입니다. 숲, 비, 눈, 빛 그리고 겨울을 주 채집원으로 삼아 고요와 평온을 노래했습니다. 어느 문을 열어도 제가 기쁠 수 있도록 아주 작고 정다운 세계를 짓고 싶었는데요. 희망이 필요해서 쓴 글은 곧 사랑과 행복을 노래하는 글이 되었습니다. 세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비유와 몽상, 식물과 숲과 수목원을 사랑하는 산책자의 아기자기한 채집록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즐겁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잠들기 전 침대맡에 두고 싶은 책이기를 소망합니다. 읽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몇 페이지 찢어서 선물하셔도 좋아요. 봉투에 쏙 들어가는 엽서 크기니까요!
흰-그루[힌그루]
(명사) 지난겨울에 곡식을 심었던 땅
📮책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맨 뒷장에 실린 작업기 '쓰는 마음(2page)'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자 : 함수린
10여 년간 무기명의 글만 써오던 중 2020년 3월 첫 책 『삶이 고이는 방, 호수』를 발간했다. 1평 반 고시원에서 집다운 집으로 이주하는 동안 각 방의 호수(戶數)에서 맞닥뜨린 삶의 파문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후 가상의 장면채집실을 만들어 2022년 2월 두 번째 책 『장면채집록 흰그루』를 발간했다. 삶의 공간과 곁을 나눈 시간을 미시적으로 꾸준히 기록할 것이다.
Instagram: deardawndeer
1 |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2 | 수목원 식물의 겨울 생장
3 | 산책자의 보온 생활
4 | 겹겹이 투명한 감탄
5 | 누운 빛과 올리브색의 갈래
6 | 생일에는 나무 곁에서
7 | 흐린 날의 숲 산책
8 | 미수습 소금 포대 - 구름 몽상
9 | 애틋한 창밖
10 | 러닝 타임 2시간의 폭우 상영관
11 | 비가 다 씻어낼 때까지
12 | 비 갠 후 은하수
13 | 우중 산책 - 송알송알 바늘잎
14 | 나무의 숨을 빌어 사는 삶
15 | 호우의 끝
16 | 비의 빗금
17 | 낙우송 - 쉽게 초코송이가 되는 당신
18 | 낙우송 - 세 변의 길이는 같다
19 | 낙우송 - 겨울 잎의 근황은 융단
20 | 낙우송 - 겨울 숨
21 | 명확한 이름이 있을 테지만 - 흰
22 | 해마다 다시 태어나는 나무의 전생
23 | 앉으나 서나 그 잎 생각
24 | 식물 이름을 외우는 법
25 | 만추에 반추
26 | 가을이 드러내는 상록숲
27 | 태풍 속 벚나무
28 | 매미 소리가 지워진 자리에
29 | 산책 접은 날과 디지털 디톡스
30 | 태양계의 생명체로서
31 | 안녕,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지
32 | 크렘브륄레 같은 겨울 아침
33 | 12월 특선
34 | 겨울 냄새와 밤의 성전
35 | 빛의 디딤 - 크리스마스트리
36 | 체감 기온 영하 22도, 크리스마스 아침 산책
37 | 희망의 그루터기
38 | 눈포단 - 눈이 와서 사랑해
39 | 묵상 默想
40 | 손 많은 숲과 바람
"자연에서 숨을 쉬면 내가 이 생태계에 속해 있다는 실감과 함께 연결감을 느낀다. 특히 나무 곁에 있을 때면 그렇다. 나뭇잎과 내가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바꿔 마시며 숨으로 연결된 사이임을 자각할 때, 나는 내 삶이 이대로 아름답다는 기쁨을 느낀다. 느낀 그대로 믿고 싶어서 오늘은 깃털 같은 이야기 대신 주춧돌을 놓아본다. 여기서부터 장면이 축조될 것이다."
- 13p (1.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대기와 물이 온도를 잃든, 동식물이 생기를 잃든, 마지막에는 모두 검거나 흰 것을 남긴다. 황량한 겨울에는 흰 것으로 회귀한 것들이 유독 눈에 띈다. 품었던 무언가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흰. 흰은 언젠가 제 넋을 품어본 적 있던 물성들의 종착지에 가깝다."
- p89 (21. 명확한 이름이 있을 테지만 - 흰)
"잎과 잎이 포개진 부분은 진한 연둣빛을 띠었고 안 포개진 잎은 햇볕을 고스란히 받아 연한 노란빛을 띠었는데, 아닌 걸 알면서도 혹시 잎이 투명한 것은 아닌가 하고 유심히 올려다보며 나무 주변을 배회하곤 했다. 환하고 밝은 모습을 투명하다고 느끼는 건 그 대상이 식물의 잎이든 사람이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명에 가까운 연두 잎에 반해서 세 번 만나면 한 번은 잎사귀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다가 자리를 뜨고는 했다. 내가 태양을 지참할 수만 있다면 휴대용 태양 빛이라도 들고 가서 흐린 날의 나무에 비춰주고 싶을 정도로 그 나무에서 빛이 노니는 순간을 사랑했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을 문학적이게 하는 몇 가지 풍경을 마주치게 되는 것 같다. 두 계절 동안 나를 이토록 감수성 풍부한 산책자로 만들어준 물푸레나무의 겨울맞이를 보면서, 낙엽수는 매해 새잎을 낼 때마다 새로운 현생을 사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 p91 (22. 해마다 다시 태어나는 나무의 전생)
"도착한 숲은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것이 나무와 바람이 내는 소리인 줄 모를 때는 숲에 있다가 갑자기 쌀 씻는 소리가 점점 커지길래 눈이 동그래져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하고는 했었다. 나뭇잎은 잎의 모양과 촘촘하게 모인 정도, 메마른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를 낸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가까이에 있는 나무에게 귀를 기울여보고는 그들이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숨과 촉각으로 느껴지는 바람은 작은 틈도 드나들 만큼 자유롭다. 손이 넓은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유영할 때, 바람이 이는 숲은 새의 지저귐 없이도 저절로 지저귄다. 나뭇가지 사이, 나뭇잎 사이, 나무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 형상으로 틈을 내어주었기에 바람도 비로소 드나들 수가 있다."
- p167 (40. 손 많은 숲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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