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오로라 이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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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13,000원 |
상품요약정보 | “행복의 제물, 우리는 모두 행복의 제물이에요.”가까운 미래, 행복마저 상품이 되어 버린 시대. 행복과 특별함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가장 평범한 노동자 피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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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오로라 이엘로
저자: 혜빈
출판사: 인디펍
출간일: 2023-09-27
분야: 소설
제본: 무선제본
쪽수: 250p
크기: 128*182 (mm)
ISBN: 9791167563972
정가: 13,000원
“행복의 제물, 우리는 모두 행복의 제물이에요”
꿈으로 행복을 만드는 오로라 제작소. 피페는 지난 10년간 그곳의 성실한 제작자였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교체되고, ‘그’마저 사라졌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녀를 지탱하는 힘은 하나였다. 특별하고도 평범한 성공의 꿈. 평생 그 꿈이 온당하다 믿었다. 어느 날, 삶에 한 질문이 날아들어 모든 걸 뒤흔들기 전까지.
―
국제 통용어로 오로라 이엘로(Aurora Hielo), 한국어로 ‘오로라 얼음’이라 불리는 암석은 ‘순수 행복 입자(Ha)’로 구성된 신비한 물질이었다. 오로라 얼음은 내면을 파고들어 의식 안에 잠겨 있던 욕망을 꿈으로 실현했다. 오로라의 꿈을 경험한 사람은 반드시 행복해졌다.
오로라 제작소는 그런 특별한 물질을 만드는 곳이었다. 피페는 그곳의 성실한 부품이 되어, 오래도록 오로라 제작자로 지냈다. 함께 일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전부 낯설어지고, ‘그’마저 다른 이로 대체되었지만, 그녀는 마지막까지 그곳에 남았다.
그녀를 지탱하는 힘은 하나였다. 평범한 성공에 대한 열망.
젊은 시절 노동하고, 적당한 나이에 은퇴하여, 주변의 인정 속에 평안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꿈. 지극히 평범하지만, 오로지 선택받은 소수만이 이룰 수 있는 꿈.
모두가 5년을 채우지 못하고 스러지는 오로라 제작소에서, 홀로 10년을 버틴 피페에게는 어쩌면 희망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어느 날 날아든 질문, 그리고 폭발해 버린 오로라 얼음 작업실.
두 사건은 굳게 믿어 왔던 그녀의 꿈을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나타난 그들
그녀의 꿈이 거짓이라 말하는 사람들
하지만 피페는 절대 꿈을 놓을 수 없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이었으니까
자신만큼 중요한 꿈이었으니까
피페는 특별했고, 오직 꿈만이 그녀의 특별함을 증명해줄 테니까
그래서 그녀는 생존하기로 결심했다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버티어 돌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결코 그녀를 무너트릴 수 없었다
혜빈
삶을 사색하며 세상을 위로할 방법을 궁리합니다. 잔잔하지만 문득 고찰하게 되는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소설 <나의 작은 아기 사자>, <오로라 이엘로>를 공개했으며, 앞으로도 삶의 온도를 슬며시 올려 주는 이야기와 인물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입니다.
행복 제작소07
꿈 몸살25
디버깅 요원50
갈라진 얼음75
돌연한 물음 102
무인 솜사탕 수레122
꿈의 몰락133
니치 향수150
옆집 할아범165
딱정벌레 브로치183
행복의 제물209
하얀 종이239
후일담244
숨겨진 제목246
p.7
꿈은 행복을 만듭니다.
얼토당토않은 말이야. 피페는 오로라 제작소 정문을 지나며 생각했다. 정문에 걸린 빛바랜 문구들은 녹슬고 삐거덕댔지만, 그들은 한 번도 슬로건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 오로라의 꿈으로는 행복을 만들 수 없었다. 헛된 욕망으로 만들어낸 거짓 행복은 절대 진정한 현실이 될 수 없었다.
p.8
국제 통용어로 오로라 이엘로(Aurora Hielo), 한국어로 ‘오로라 얼음’이라 불리는 암석은 순수 행복 입자(Ha)로 구성된 신비한 물질이었다. 극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오로라 얼음은 세상을 순식간에 뒤바꿔 놓았다.
오로라 얼음이 만들어내는 ‘오로라’는 행복의 새로운 정의가 되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오로라의 꿈. 오로라가 가공한 세상에서는 언제나 성공과 승리만이 계속되었다. 재력을 원한다면 부자가 되었고, 권력을 원한다면 왕이 되었다. 인기를 원한다면 스타가 되었고, 지식을 원한다면 석학이 되었다. 오로라의 꿈에서 불가능이란 없었다. 조건 없는 긍정은 사람들에게 평생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을 안겨다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경험. 세상 모든 이들을 발밑에 두고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는 기분. 그건 대체 불가능한 행복이었다. 세상은 이제 오로라 얼음이 발견되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p.30
“단어에는 여러 뜻이 있지. 사전에 없는 뜻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의미가 되기도 해.”
그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말고는 고개를 저었다.
“작업실은 저쪽이란다. 잘 가거라.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또 보자.”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위태롭게 내디디며 천천히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p.50
디버깅 요원이라니. 우리가 무슨 프로그램도 아니고.
불쾌한 이름. 피페를 포함한 오로라 제작자 대부분은 디버깅 요원을 기피했다. 그들은 오로라 제작자들을 위해 기용된 특수 심리 상담가들이었지만, 그건 단지 표면상의 이유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녹슨 부품이 아니라고 설득하는 것뿐일 테니까.
지금 내가 그러려고 하는 것처럼. 피페는 한숨을 쉬며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은 9시 50분을 향하고 있었다.
p.187
특별함, 그건 한 때 피페를 정의하는 모든 것이었다. 그녀가 믿었던 특별함이란 남들과 다른 독보적이고 뛰어난 무언가였다. 모두가 입을 모아 인정하는 남다른 반짝임이었다.
p.202
“난 특별해지고 싶었어. 옛날부터 줄곧 그래왔고, 사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그래. 방금조차도 무대 위에서 난 모든 걸 가진 것만 같았어. 이제는 바래서는 안 될 꿈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도 말이야. 오래전 특별함이라는 신념은 내 안에 문신처럼 새겨졌고, 난 아직도 그 흔적을 전부 지우지 못했어.”
(...)
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특별함이라는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제야 깨달았거든.”
피페는 말을 이었다.
p.223
“행복의 제물. 우리는 모두 행복의 제물이에요.”
피페는 무대를 가로질러 중앙에 놓인 의자로 다가갔다. 오로라 얼음은 그녀의 곁에서 환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거꾸로 자란 고드름처럼 뾰족하고 앙상한, 메마르고 뒤틀린 그녀와 같은 얼음, 오로라 얼음은 그녀처럼 삐딱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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