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 시작되는 진짜 이야기
이 책의 시작은 기존의 여행 에세이와 다르게, 여행이 모든 끝난 후부터 시작된다. 2년의 세계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여행 후 여행자의 현실을 담았다.
여행 후의 삶은 마치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을 상상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일상들은 매우 현실적인 질문들과 후유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일상을 적응 중인 30대 여자 여행자의 시선을 통해 2년 동안의 세계 여행과 여행을 관통하는 질문들을 담았다. 독자들에게 의문으로 남았던 ‘여행 후’ 여행자의 일상과 여행이 모두 끝난 후에야 비로소 알게 된 여행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퇴사, 여행자, 세계일주 그 환상적이 이야기의 결말은?
여행 그 달콤한 이름은 듣기만 해도 설렘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달콤한 뒤에 함께 따라온 쌉싸름함은 무엇일까?
여행하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나의 찌질함을 마주했고, 미련 가득한 배낭을 통해서 나의 미련함이 얼마나 몸을 고생시키는지도 알게 됐다.
내가 걸은 만큼만의 허락된 풍경들을 볼 수 있었고, 성실한 발걸음만이 여행을 완성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의 흐름을 슬퍼하지 않고, 내일의 맑음을 질투하지 않을 만큼의 성숙함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고 칭찬해 줄 때도, 나는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야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그리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여행자의 이름으로 일상을 살아가다
현실이 없는 여행은 집 없는 바람 같은 것이다. 현실을 잘 마주해야만 더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다. 아직도 흔들리고 흔들리는 여행자이지만 여행의 힘으로 오늘도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여행을 막 마친 여행자들과 인생을 여행처럼 살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나의 이야기가 위로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임지혜
여행의 모든 순간은 가장 빛났고 찬란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 그 모든 순간들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 팟캐스트 "여행라디오"를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세상 모든 여행이야기는 여행자의 수만큼 존재한다고 믿으며 길 위에서 사람과 이야기와 함께 매일 감동하고 감사하는 여행자로 남고 싶다.
인스타그램 @travel_radio1004
“당신의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세상에 똑같은 여행이 없기 때문이다.”
- 「세상에 똑같은 여행은 없다」 중에서
“일상에서라면 특별하지 않았을 작은 우연까지도 특별해지는 것은 낯섦과 설렘 때문일 것이다.”
- 여행, 그리고 로맨스를 꿈꾸며」 중에서
“내가 새롭게 바라보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 후천성 여행 중독자」 중에서
“여행이 끝나기 전까지 결말이 없는 소설책을 읽는 것과 같다.”
- 여행은 늘 처음」 중에서
“여행자는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짊어지고 가야 할 여행자의 무게가 있다.”
- 여행자의 무게」 중에서
“여행의 시작은 내 앞에 놓여진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된다.”
- 색으로 기억하다」 중에서
“배낭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고민이 든다면 배낭에 담을 수 없는 것을 사면 된다.”
- 배낭에 무엇을 담아올 것인가?」 중에서
“흔들리는 모든 것들은 나약해서가 아니라 강해지기 위해서이다.”
- 괜찮지 않아
“오랜 여행의 후유증은 떠난 시간만큼 비례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단지 2년여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한국에서의 나의 존재가 2년간 삭제된 기분이다. 나만 빼고 흐른 시간들 사이로 나는 다시 시간을 이어 붙이고 있다. 인간관계부터 나 없이 진화된 기계까지 적응하기 위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처음에는 배낭을 다시 싸지 않아도 되고, 내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편안했다.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와 뜸이 아주 잘든 집 밥 한 공기면 영혼이 위로 받는 느낌이다. 대중목욕탕에 가서 2년치 묵은 때도 밀어내고 조금은 하해진 내 모습에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친구들 앞에서 여행 무용담을 자랑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고, 그 동안 못 먹은 떡볶이와, 김치찌개를 먹을 생각에 행복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마법처럼 금방 적응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여행자 모드였다
- 「후유증」 중에서
“한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했고 가장 뜨거웠던 시간을 여행했다.”
한 차례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폭풍이 지나가고 다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매미 우는 소리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창문에는 햇빛이 가득 걸려있었다. 폭풍이 지나간 후에야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인생의 한 페이지를 지나갔음을 알 것 같았다.
- 「폭풍이 지나간 후」 중에서
“매일 나는 복권을 긁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선택한다.”
여행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일 무엇을 해야 할지, 밥은 무엇을 먹을지, 잠은 어디서 잘 것인지 아주 작고 사소한 결정부터 여행의 방향을 결정짓는 큰 선택까지 매일 계속된다. 마치 매일 결재를 기다리는 부장님 책상 위에 놓인 결재 서류들처럼 말이다. 호스텔에서 눈을 뜨면 하루의 일상을 결정짓는 선택을 하게 된다.
- 「여행은 선택의 연속이다」 중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오늘의 고단함이 비록 해결되지 않지만 내일을 새롭게 맞이할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매일이 일요일인 여행자에게 여행자의 일상은 매우 특별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공간과 시간만 다를 뿐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오늘 뭐 먹지? 일 것이다. 아침을 먹으면 점심을 걱정하고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메뉴를 결정한다. 겉으로는 근사해 보여도 여행도 일상이 되면 참 별거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여행자 일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