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재단

당신에겐 사랑이지만 나에겐 사랑이 아닌 것, 나에겐 사랑이지만 당신에겐 사랑이 아닌 것, 그 누구에게도 사랑이 아닌 것, 우리 모두에게 사랑인 것. 재단하지 않는 마음을 담아 쓴 애정하는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
사랑의 비정형화를 꿈꾸며 썼습니다. 이미 당연하게 사랑이라 불리는 것들 뒤에서 어쩌면 남몰래, 하지만 틀림없이 사랑인 것들에 관한 기록입니다.

잘 미루는 사람. 시와 아이돌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믿음에 기대어 쓴다.
유보 에세이 <집, 어느 민달팽이의 유랑>, <애정 재단>
유보 시집 <하지가 지나고 장마가 끝나도>

프롤로그; 애정하는 당신에게
낭만주의자의 실패한 연애
동반자 구함
대가 없는 사랑이 있어
귀여운 신성 모독
어떤 천직
애정 정체성 탐구
에필로그; 나와 애정과 미래

타자를 이해하는 일의 목적은 결코 이해의 완결성이 아니다. (p. 10)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면서 사랑하다 덜 사랑하다, 욕망했다 욕망을 거두었다, 그렇게 반복한다. 그래서 모든 내 연애는 낭만주의자의 실패한 연애다. (p. 25)

사람들이 기도를 하는 이유는 그런 걸로 불행이나 불운을 미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p. 46)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빛을 흡수하고, 귀로 스며드는 모든 소리를 분별하고, 피부에 잠입하는 모든 온도를 담아내고. 연도나 계절을 기억하는 일쯤은 덤이다. (p. 59)

사랑을 생각하면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너 하나를 생각하면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 (p. 76)

프리즘을 통과하는 빛 앞에서 우리가 말할 줄 아는 무지개색이 얼마나 단조로운지 말이다. (p. 89)

다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전부 말끔히 사라진 이후에도 남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또는 우리를 애정했던 것들이다. (p.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