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새 이야기

『아기새 이야기』는 깊은 바다에서 길을 잃은 아기새 '유마'와 그를 잡아 먹으려던 심해어가 함께 떠나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바다 속 여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심해는 어둡고, 춥고, 고요합니다. 해가 뜨고 지지 않아 얼마의 시간을 살았는지도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심해어는 한 평생 자신의 정수리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초롱불과 함께,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살아 왔습니다. 삶의 어느 시점일지도 알 수 없는 어떤 순간, 조금 이상한 먹이가 초롱불에 이끌려 찾아오기 전 까지는요.

이 조금 이상한 먹이가 난데없이 말을 걸길래 들은 체도 않고 삼켰지만, 깊은 바다 속에 사는 것들과 다르게 이것은 아주 질기고 두껍고 빽빽한 털을 가지고 있어 그만 심해어의 날카로운 이빨에 턱 걸리고 맙니다. 영문도 모르고 심해어의 입 안에 들어온 이것은 곧 심해어의 이빨 사이에 낀 음식물을 맛있게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유마' 라고 소개한 이것-아기새는 심해어를 컴컴한 시야를 밝혀주고 허기도 해결해 준 은인으로 여기게 됩니다. 자신은 원래 저 위, 해가 뜨는 곳에 살고 있었고, 어쩌다 길을 잃어 이곳에 도달했는데, 심해어의 초롱불이 길을 밝혀 준다면 집까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행해주기를 부탁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길이의 하루를 살던 두 존재가 함께 맞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심해어는 하늘에 떠 있다는 거대한 초롱불을 볼 수 있을까요?
부디 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여정을 끝까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난Hahnan은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디자인, 만화 등 여러 시각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완벽한 소녀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100% GIRL] 시리즈를 다양한 굿즈를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15-서울아트북페어]를 통해 아기새와 심해어의 기묘한 여행기를 그린 그림책 [아기새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