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autre ailleurs

Un autre ailleurs는 2020년 가을 발행한 서간문 형식의 안비 소설 <더 깊은 우주에서>의 한불대역본입니다.
<더 깊은 우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은 후, 가상의 인물인 빈센트를 통해 죽음에 관한 숱한 질문을 던지던 한 소년이 훗날 다시 빈센트라는 존재를 찾아 헤매며, 그를 향한 그리움과 여전히 머리맡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꾹꾹 눌러 담아 쓴 17통의 편지로 구성된 짧은 소설입니다.

1991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다. 허름한 번역사무소에서 일하다 작가가 되었다. 저서로는 ‘더 깊은 우주에서’, ‘공기주머니’가 있다.

"우리가 한때 사랑한 모든 것은 죽고 없고, 이곳엔 기껏해야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디쯤 와있는 걸까요? 과연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까요? 아니면 이대로 영원히 비껴가고 만 걸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두 개의 직선이 우주를 가로질러 오다 단 한 번, 뜨겁게 마주치고는 영원으로도 부족한 시간을 들여 멀어져 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 달은 지구를 기쁘게 하기 위해 그 주위를 하릴없이 맴도는 게 아니야. 설령 달이 지구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해도 달은 그를 기쁘게 하는 것엔 토끼 똥만큼도 관심이 없다고. 존재 자체로 인정받는 것은 모든 별의 권리이자 사명이야. 네가 슬픈 별이면, 너는 슬픈 별로 인정받으면 그만이라고. 그러니 우리, 최소한 피플 플리저가 되지는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