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사랑하는 습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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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16,000원 |
상품요약정보 | “지난날에 때로 나는 습관처럼 사랑했다.” 폐허가 된 마음, 습관이 된 사랑 13년의 일기 중 한 시절을 버텨내며 쓴 글을 모았습니다. 글쓰기와 사랑하는 습관이 저를 그나마 버티게 해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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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사랑하는 습관
저자: 양한나
출판사: 포말
출간일: 2023-05-03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60p
크기: 122*190 (mm)
ISBN:
정가: 16,000원
폐허가 된 마음, 습관이 된 사랑
“지난날에 때로 나는 습관처럼 사랑했다.”
무엇이든 곧잘 지겨워하는 편이다. 가장 지겨워하는 건 나 자신 같지만. 그래도 그와중에 지속하며 살았던 것들이 있고, 그게 뭐였는지 생각하는 일이 최근 나에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지나온 그 시간과 그 속에서 일어났던 변화들을 글로 기록하고 싶었다. 내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장 꾸준히 했던 건 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주로 가라앉는 순간마다 쏟아내듯 일기를 썼다.
(…)
지난날에 때로 나는 습관처럼 사랑했다. 쓸쓸함에 져버려서 사랑한 날도 있었고 외로움이 두려워서 사랑한 날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않으면 내 존재가 지워지는 것 같은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상대를 옆에 두며 기만한 시간도 있었고 사랑을 적선하기도, 사랑을 구걸하기도 했다. 사실은 그런 시간들이 수치스럽다. 이런 마음들을 영영 숨길 수 있다면 꽁꽁 숨겨두고 싶었다. 누군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면 나는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되짚어보면서.
하지만 어느 때는 그 수치스러움이 갑자기 사랑스러워질 때도 있었다. 습관처럼 사랑하고, 외로워서 사랑하고. 그런 모습도 어쩌면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고 나를 부정하고 자책하는 일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내게 이 책을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한다면 혼자서 빈 벽에 공을 던지는 장면일 것 같다. 소리없는 아우성, 같은 혼자하는 캐치볼. 글을 쓴다는 건, 빈 벽에 공을 던지는 것처럼 아주 혼자인 일이고 그 글을 누군가 볼 수 있게 묶는 일은 아주 같이인 일 같다. 이제는 벽에 공을 던지다가 사람을 향해 던져보는 마음으로 글을 묶었다.
6년 간 해외문학 편집자로 지냈다. 13년 간 쓴 일기를 엮어 『사랑하는 습관』을 만들었다. 읽고 쓰는 것, 여행, 술로 도피하며 사는 사람. @pauline_atthebeach
프롤로그
: 혼자하는 캐치볼
비밀이 없는 사람
사랑과 시선
꾀병
봄
마음을 숨기고 싶은 사람과는
살아 있는 것에는 향이 나고
사바아사나
글쓰기에 사로잡힌 기분
상처를 줄 자격
스콜
요리와 음악
섹스 같은 대화
생화
연필
지워지기
은은함
이상한 아침
파도
나는 너의 고양이로
걸음걸이
흐리고 추운 날에도
거북이
희망찬 미래
미래는 과거처럼
파주
괜찮아
봄이 되면
나아지고 싶어서
우울의 색깔
한밤이여 안녕
집과 애인
서로를 쥐고 있던 시절
낮꿈
이야기
지각
고립이 연결되는 순간
보낸 메일함
받은 메일함
알 수 없는 사람
우연
집구하기
마법사
잠과 약
겨울
우리는 즐거워서 무엇도 될 수 없다
운전
일상생활
과거랑 멀어지기
절연과 재회
사회 생활
춥지 않은 생일
아이와 동물
쓸쓸함을 귀히 여길 것
아무 것에도 중독되지 않은 사람은 지루해
지하철과 비행기ㅡ책을 읽는 장소
변하지 않는 것
이 이야기들을 다
에필로그
: 서늘한 봄
지난날에 때로 나는 습관처럼 사랑했다. 쓸쓸함에 져버려서 사랑한 날도 있었고 외로움이 두려워서 사랑한 날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않으면 내 존재가 지워지는 것 같은 날들도 있었다. 그렇게 상대를 옆에 두며 기만한 시간도 있었고 사랑을 적선하기도, 사랑을 구걸하기도 했다. 사실은 그런 시간들이 수치스럽다. 누군가를 마음을 다해 사랑하면 나는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되짚어보면서. 하지만 어느 때는 그 수치스러움이 갑자기 사랑스러워질 때도 있다.
8p
이제 S는 차가운 손을 내 이마에 대주지 않는다. 그 한기가 좋았는데. 사람마다 몸의 온도가 다른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서로를 어루만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는 별로 억울하지는 않으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어본다.
19p.
사랑은 시선을 얻는 일 아닐까. 이런저런 시선들. 나를 살아가는 와중 누군가의 응시를 원하게 되는 일. 나 이외에 하나의 시선을 더하는 일, 지켜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그 마음만큼 살고 싶어지는 일. 무언가를 보고 느낄 때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느낄까, 시선을 덧대어 상상해보는 일. 좋은 걸 느끼면 함께 향유하고 싶고 그만큼 더 풍요로워지는 일. 그런 게 더해질 때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느낀다.
17p.
언어와 향을 만나게 하는 일. 아름답고 재밌어 보인다. 나는 내가 되지 못한 것을 상상하는 걸 즐기는데 조향사가 되었어도 꽤 적성에 맞았을 것 같다. 나중에 해볼 수도 있겠지. 어느 때는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은데, 어떤 때엔 누구보다 되고 싶은 게 많다.
24p.
하지만 나는 이제 커다란 가방 속에 무슨 책을 읽고 싶은지 몰라 책 세 네 권을 우겨넣는 미련한 사람에서 벗어나고 싶다. 미련 없이 산뜻하게 아무 책도 넣지 않고 훌쩍 외출할 수 있는 사람이 때때로, 되고 싶다. 작은 가방은 나를 가볍게 해줄 수도 있다. 작고 가벼운 가방은 나를 더 자주 산책으로 이끌 수도 있다. 발이 아주 편한 가벼운 운동화를 사고 자주 자전거를 탔던 것처럼 때로 어떤 물건들에 소망을 담기도 한다.
62-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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