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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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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겪고 있을 삶의 '출근'과 '퇴근'을 마주하면서 “출근도 퇴근도 하지 못한 채 애매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나와 당신을 위한 중얼거림”
기본 정보
상품명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판매가 15,000원
상품요약정보 누구나 겪고 있을 삶의 '출근'과 '퇴근'을 마주하면서 “출근도 퇴근도 하지 못한 채 애매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나와 당신을 위한 중얼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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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정보

책 제목: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저자: 김학윤
출판사: 리와인드
출간일: 2023-01-29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304p
크기: 135*205 (mm)
ISBN: 9791197829536
정가: 15,000원


책 소개

"반복되는 출근과 퇴근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비스듬하게 나아가보고 싶었다."

이 책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저자가 일 년간 직장을 다니며 출퇴근길에 남긴 단상을 모은 책이다. 그가 처음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를 SNS에 올릴 때는 책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쓰고 있다는 자각이 필요했고, 출퇴근길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기록하며 그 자각을 가질 수 있었다. 잘 쓰려고도, 억지로 꾸미려고도 하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회사를 다닐 게 아니었기 때문에, 떠오르는 숱한 순간들을 포착해 남기고 싶었다. 일 년, 딱 일 년만 직장에 다니다가 쓰는 일에 전념하고 싶었다.

매일 엇비슷한 출퇴근길은 저자의 시선을 통해 굽어지고 확장되고, 뒤엎어진다. 섬세한 포착에서 확장해 나가는 사유, 자유로운 연상, 굽이치는 언어유희, 그 속에서 펼치는 일상의 환희와 슬픔을 독자들과 함께 느끼고자 한다.

이 책은 출퇴근 일기를 모은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와 집 근처 남매저수지를 달리며 쓴 ‘남매지에서 떠오르기’로 구성된다. 이 책을 지탱하는 두 축은 성실성과 진솔함이다. 작가는 매일 두 번씩 떠오르는 대로, 가감 없이 진솔한 단상을 남겼다. 그는 이렇게 썼다.

“떠오르기는 소설이 아니다. 시와 소설 심지어 랩처럼 적었으나 모두 ‘나’를 뒤집어쓴 글 무더기니까. 거기에 내가 없다고 하면 참으로 못된 거짓말이다.” (p. 297)

잔잔한 일상에서 지속해나간 자기응시는 긍정이나 부정이 아닌 ‘인정’으로 나아간다. 회사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며 일상의 너울을 기록한 이 책은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달고 쓴 자기인정의 기록이다.

직장생활 당시 저자는 ‘Project1211’이라는 메일링 서비스를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영감이 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런 마음은 비슷한 시기에 써 내려간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은 생계와 글쓰기를 병행하는 이들에게 동기부여는 물론 위안과 동지애, 영감 또한 얻을 수 있는 샘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나’를 다 쓰고 싶은 김학윤.
포도 귀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포도를 좋아합니다.
건강을 위하는 건 아니지만, 계단을 자주 이용합니다.
매일 다른 옷을 입지 않으면 매우 찝찝해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글만 쓰고 싶지는 않다고 여깁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고 기대받음을 소중히 합니다.
2020년에 초단편소설집 『모서리에서 모서리까지』를 독립출판했습니다.
출판사 리와인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에세이『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를 출판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 일 년 동안 철봉에 매달려 있었다 _4p
5월-6월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_12p
남매지에서 떠오르기 1 _54p
7월-8월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_64p
남매지에서 떠오르기 2 _114p
9월-10월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_124p
남매지에서 떠오르기 3 _176p
11월-12월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_186p
남매지에서 떠오르기 4 _244p
1월-2월 출퇴근길에서 떠오르기 _256p
에필로그 : 모두 광대처럼 줄타기를 하고 살 순 없지 _300p




책 속으로

아침이 여유로우면 출근길도 여유롭다. 아침이 여유롭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4시나 5시에 일어나는 거다. 첫 번째 조건부터 충족하기 어렵다. 어찌어찌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되면 일단 침대에서 멍때릴 시간이 늘어난다. 멍때리면 평화가 찾아온다.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 아니라는 착각도 덤으로 붙는다. 그럼 그 덤을 원동력 삼아 의자에 앉아 본다. 침대를 벗어나기만 하면 사실 거의 다 끝났다. 이미 여유로운 아침. 흐릿했던 정신도 노트북이 켜질 동안 말똥하게 변하고 한글이 켜진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고 있으면 다시 흐릿해진다. 분명 뭘 쓰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계속 쳐다보기만 한다. 예전에는 이 상태가 어지간히 견디기 버거워 뭐라도 입력했는데 이젠 이대로 둔다. 나를 쓰게 하는 건 나뿐이다. 시간은 부연 설명 없이 흘러가고 정해 둔 마감이 있어도 둔다. 나를 쓰게 하는 건 나뿐이다. 그럼 씻을 시간이 된다. 내가 얼마나 입력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게 날 속이며 안심하는 일이라도 안심한다. 나를 살게 하는 건 나뿐이다. (p.36-37)

앉긴 글렀다. 언젠가는 속수무책이 될 날이 올 거다. 해도 안 되고, 안 하면 억울해서 별 도리 없는 시기. 그래서 되려 평안해지는 마음도 가져 볼 수 있겠지. 체념은 달지. 꿀 같지. 푹푹 퍼먹다 보면 달긴 단데 너무 쓰게 느껴지는 꿀. 속이 울렁거려서 많이는 못 먹겠다. 입이 거부하듯 몸이 거부해서 밀어내고 싶겠지. 그래도 지극한 평화야. 싸우지 않아도 된다. 화내지 않아도 된다. 누구에게도 있는 힘껏 건네거나 마음 다해 전달할 필요도 없어진다. 흘러가듯이 둔다. 고저 없는 마음을 받아들인다. 나한테는 그게 체념이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체념이 꼭 나쁜 단어는 아니다. 포기하면 편해. 이 말이 웃픈 말이 아니라 진짜 행복이라는 섬에 도달하기 위한 헤엄에 가까우면 어쩌나 싶고. 행복은 가까이에 있어, 예전에는 듣기 거북할 때가 많았는데 이젠 가까이에 있는 행복이 보이면 얼른 줍는다. 남이 주워 가지도 않는다. 그건 내 행복이다. (p.83)

실컷 욕했던 상대가 실은 악의가 없었을 뿐더러 이런저런 모양새로 나를 배려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서 갑자기 태세변환하여 상대방을 좋아하기 쉽지 않다. 내가 오해했다며 자책하는 게 더 쉽다. 대부분 그랬다. 호감은 스위치 같은 게 아니라서 껐다 켰다 하기 어려우니 나에게 화를 돌려 버리는 거다. 그럼 마음도 편해지고,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미움 받을 용기가 있다면 미워할 용기도 있겠지. 아무도 미워하지 않으려고 나를 미워하면서 정작 남한테 맨 얼굴을 보여준 적이 드물다. 사람은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짐을 원한다고 하지. 미움 받을 용기를 읽은 적도 없고 누군가 이미 미워할 용기라는 책을 썼을 수도 있지만, 많이 사용된 단어라고 꺼리는 일도 그만해야지. 많이 사용되었으면 그만큼 보편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라서 그런 것이니까. 신춘문예 마감 예상일은 12월 초다. 약 2달도 남지 않았다. (p.152-153)

기쁨을 쥐고 달리시오. 멈추지 말고 킵킵 고잉 하시고오. 고요한 건 고요한 대로 두시고오. 아무렴 탓할 수 있는 게 또 무엇이 있을까, 싶지만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대로 두시고오. 오, 로 말을 끝맺으니 절로 따뜻한 기분이 들고 어두운 쪽으로 고개를 틀지 말고 안쓰러워 인상을 찌푸렸던 대부분의 순간은 나 편하자고 했던 속임수였으니까요. 달콤한 허상에 속지 말 것. 속인 마음을 쓱쓱 닦고. 이듬해는 헛헛할 것이니까요. 아름답디 아름다운 건 지워지네. 지워지는 쪽으로 저는 천천히 기울곤 합니다. 만날 사람들을 만나지요. 꼭 만나서 안녕, 안녕 하지요. (p.29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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