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O (뮤지엄 오퍼스)

뮤지엄으로 만나는 도시 이야기, 매거진 「뮤지엄 오퍼스」
한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도시의 역사문화예술의 보고(寶庫)인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터치하는 도시 고유의 아름다움과 이야기가 있다. 「뮤지엄 오퍼스」는 국립박물관이 있는 도시를 한 호에 하나씩 소개하면서 오래전 디자인과 스토리에서 도시의 오늘을 발견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인스타그램 Museum_Opus)

매거진 「뮤지엄 오퍼스」 창간호는 “도시가 박물관, 경주”의 매력을 전한다. 경주를 좋아하고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글과 오직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을 사진에 담았다.
한국인이라면 평생에 꼭 한 번은 방문한다는 국립경주박물관. 그곳 안팎에서 펼쳐지는 역사문화 프로그램의 숨겨진 이야기를 학예연구사들의 인터뷰로 만나볼 수 있다. ‘일상이 고고학’의 황윤 작가, 아웃도어 크리에이터 오언주 등 경주를 사랑하고 즐기는 이들의 다양한 시선이 담긴 글도 구성하였다. 경주에 터를 잡고 자신의 업(業)을 이어가는 장인들의 철학과 경주의 오늘을 여는 젊은 상인들의 스토리도 만날 수 있다. 경주를 상징하는 건축물과 아름다운 경주의 자연을 담은 화보도 풍성하게 담겨 있다.

(주)컴엔시는 박물관 전시·설계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을 기반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박물관에 대한 관심과 존경을 기반으로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자 매거진 「뮤지엄 오퍼스」를 발간하고 있다. ‘박물관은 딱딱한 곳’이라 여기는 분들이 가볍고 친근한 마음으로 박물관 문턱을 넘어설 수 있도록 다정하고 세심하게 글을 다듬고 이미지를 찾는 일에 열정이 터진다.

Instagram: museum_opus

2 HELLO

10 Designer's Perspective
오래전 디자인

12 About Gyeongju
경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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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MUSEUM

18 History of Museum
박물의 역사 역사의 박물 : 국립경주박물관

22 Interview_ Mille Silla
신라역사관 둘러보기 : 이동관 학예연구사

36 Museum inside a Museum
박물관이 도서관을 만났을 때 : 신라천년서고

40 Interview_ Raiders of the Ancient Tom
쪽샘지구의 인디아나 존스 : 정인태 연구사

44 Special Exhibit
어린 왕자의 무덤, 금령총 특별전

50 Finding the Beauty of Silla
신라미를 찾아서, 고선사지 삼층석탑

52 NOVEL
웃는 얼굴 수막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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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IDE THE MUSEUM

64 The Royal Tombs
진평왕릉 & 선덕여왕릉

76 Exploration of Silla Kingdom
낭산에 오르다 : 이현태 학예연구사

80 Hit the Road, Jack
문화유적 x 트래킹 : 경주 해파랑길

86 Treasure House of Golden City
남산에서 보물찾기

90 A Guitar in the Museum
박물관 속 기타 : 너드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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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UM OPUS

94 Interview_Guardians of Gyeongju
TAK! : 강태경 + 송호영
어서어서 : 양상규
건천대장간 : 유종태
김해자 누비공방 : 김해자

110 Interview_Born with Itchy Foot
위켄드커먼 : 홍여경
마카모디 : 허용규

118 Symbolic Architecture
우양미술관 : 김종성 건축가
월지관 : 故 김수근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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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OF GYEONGJU

134 Nature of Gyeongju
경주를 대표하는 자연의 풍경

150 Midnight in Gyeongju
동궁과 월지에서 신라를 만나다

156 Overview
경주 여행 및 문화 정보

160 M.O B Cuts
경주 B컷 모음

166 Epilogue_ Publisher’s Letter
바람을 맞으며 씨 뿌리기

올해 초 신규 사업 구상을 위해 마련된 회의에서 종이 잡지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디지털 시대에 종이 잡지를 만드는 일이 시대를 역행하는 것처럼 느껴졌죠. 1999년 회사 설립 이래, 전시·설계 디자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와는 무관한 사업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만의 언어와 비주얼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가치를 창조하여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겼지요. 우리는 오랜 시간 내부 기획을 통해 심사숙고하여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지금 시대는 ‘팔리는 것이 곧 진리’라고 생각하며 마케팅만을 중시하는 디자인이 도처에 쏟아지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와 유행을 살피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바라보면서 디자인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 p.2 Hello 중에서

박물관을 찾는 목적이 달라졌다. 과거 수학여행코스로 스쳐 지나가던 곳이 이제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문화여가 공간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을 검색하면 연인과 함께, 친구와 함께, 혹은 엄마아빠 손잡고, 때론 ‘나홀로’ 경주를 찾은 이들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건물 외관은 1975년 개관 당시 그대로인데, 유물이 있는 전시실 풍경이 확 바뀌었다. 대표 전시관인 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은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편 작업이 진행되었다. 먼저 개관한 신라역사관의 개편을 담당했던 이동관 학예연구사(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속)는 신라역사관을 조금씩, 천천히, 느긋하게 둘러보기를 권했다.
-p.22 "조금씩 천천히 느긋하게 둘러보기,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중에서

경주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다. 정확한 시점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20대 어느 시절 경주를 방문했다가 그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 세월이 훌쩍 지나 그나마 남아 있는 희미한 기억을 추적해보면 당시 거대한 신라 고분과 현대 도시가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에 압도된 듯싶다. 덕분에 오랜 기간 동안 경주 곳곳을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왠지 야외 박물관이라 불리는 경주 남산을 올라가고 싶어지더군. 오늘따라
남산 저 위에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거든.
-p.86 황윤 작가의 "남산에서 보물찾기" 중에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나는 조용한 카페에 가는 걸 권한다. 일부러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도시의 소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한다. 경주읍성 인근 계림초등학교와 맞닿아 있는 북문로를 걷다 보면 만나는 TAK!은 경주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예전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떠들썩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중계소 같다고 할까
-p.94 "경주에서 만난 작은 덴마크, TAK!" 중에서

아침 일찍 도착해 ‘위켄드커먼’을 찾아가는 길, 지도가 가리키는 곳을 향하면서도 과연 맞게 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사진에서 본 ‘힙한’ 맥주바틀샵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작고 허름한 골목. ‘요즘 감성’이 느껴지는 간판조차 보이지 않았다. 길을 건너 지도 상의 위치와 조금씩 가까워지자 비로소 누군가를 기다리는 활짝 열린 문 사이로 사진에서 본 익숙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인사를 하고 가게 안에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수제맥주가 눈길을 끌었다. 턴테이블로만 음악을 트는 곳답게 LP판이 쌓여 있고, 그 옆에 반려견 꽁치가 낯선 이를 가만히 지켜봤다. 가게 앞에 있는 자전거에 대해 물으니 홍여경 사장은 “술값 대신 받았어요.”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자리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는데, 가게 안엔 이목을 끄는 것이 너무 많았다.
-p.110 "경주의 템포에 따라 나만의 쉼표를 그리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