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엄마와 완벽하게 헤어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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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11,000원 |
상품요약정보 | 비밀이 많았던 어린 날의 저와 아직까지 헤어지지 못하고 가슴 속에 남아있는 엄마에게 이 책을 통해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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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엄마와 완벽하게 헤어지기
저자: 김수현
출판사: 인디펍
출간일: 2021-11-25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76p
크기: 120*180 (mm)
ISBN: 9791167560759
정가: 11,000원
6살, '이별'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나이에 엄마와 이별했습니다. 열 밤만 자면 온다던 엄마는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던 어느 날, 정신과 상담 중 엄마가 아직 제 마음 속에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헤어졌지만 진심으로 이별하지 못 했던 엄마를 마음 속에 품고 살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글을 썼습니다. 비밀이 많았던 어린 날의 저와 아직까지 헤어지지 못하고 가슴 속에 남아있는 엄마에게 이 책을 통해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보려 합니다.
낮엔 7살 4살 두 아이의 엄마. 밤엔 다음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며 활동 중. 한때는 누군가의 딸이었으나 6살 이후 딸이 되어 본 적 없는 사람. 엄마로 살며 뒤늦게 엄마를 떠올려 본다.
Instagram: @suhyun.026
프롤로그 _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_ 8
1장_ 엄마 없는 아이
어떤 이별의 시작 _ 16
나의 아메리카 _ 22
수건 한 장에 담긴 의미 _ 28
우리 막내 고모, 복자 _ 36
거짓말하던 날 _ 44
할머니의 떡볶이 _ 50
소녀들의 눈물 _ 56
프림의 맛과 젖은 티셔츠 _ 66
달마도가 걸린 집 _ 74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종이 한 장 _ 84
만약이라는 재회 _ 90
발을 두드리면 생각나는 아빠 _ 96
홍수 속으로 _ 102
우리 할머니 _ 110
2장_ 엄마 없는 엄마
청첩장 속 이름에 대해 _ 122
사랑이 스며든 이름 _ 128
육아의 기쁨과 슬픔 _ 134
복숭아와 벚꽃과 태몽 _ 140
그 여자의 나이. 스물넷 _ 146
나는 알 수 없는 내 생의 일부 _ 152
가을 소풍 도시락 _ 158
버려진 게 아니라 헤어진 거예요 _ 164
에필로그 _ 엄마도 가끔은 내 생각을 하겠지 _ 170
나를 돌아보던 엄마의 얼굴은 또렷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미싱 앞에 앉아있던 서른도 안 된 엄마의 등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남겨진 삶의 무게와 나에 대한 책임감으로 눌린 굽은 등. 드르륵- 드르륵- 엄마는 가난을 피해 열심히 미싱 페달을 밟았지만 나아가는 건 천 쪼가리일 뿐 가난은 우리를 훨씬 앞서 기다렸다.
p18
내게 화가 나서 나를 따돌리고 싶은 순간이 생기면 일부러 엄마, 아빠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도 있었다. 느닷없이 어제 엄마가 옷을 사주었다 하더니 또 갑자기 자기 아빠 월급은 얼마인데 다들 아빠 월급이 얼마 정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다들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의 월급을 입에 올릴 때 난 혼자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빠, 엄마에 대해어떤 말도 할 수 없던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 아이의 눈빛이 날이 바짝 선 불꽃같았다. 차라리 욕이나, 엄마 아빠도 없는 게-하면서 한 소리를 듣는 편이 나 역시 속 시원했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교묘하게 상대방을 무안하고 창피하게 만드는 비겁한 행동이 어린아이의 순진한 표정을 하고 나타날 때면 나는 그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기가 힘들어, 자꾸 고개를 숙였다. 푹 꺼진 고개에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아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을 바라보는 날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생겨났다.
p32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엄마를 만나는 상상을 하곤 했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자신을 고아원에 두고 떠났던 아픈 엄마와 재회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 장면을 보며 소매 끝에 눈물을 닦아내면서도 나는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나라면 어떨까. 이제 누구의 보호나 양육이 필요 없는 어른이 된 나와 앞으로 늙을 일밖에 남지 않은 엄마. 그런 엄마가 내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까. 아니면 더없이 무거운 짐이 될까. 드라마 속 주인공은 아픈 엄마를 보며 보고 싶었다고 우는데, 나는 왜 이런 생각이 먼저 드는 걸까.
p.92
그럼에도 엄마와 가장 먼 거리를 유지하며 걸었던 나에게 아이는 엄마라는 단어를 가장 처음 내뱉었다. 나의 수고를 다 안다는 듯이. 잠 못 들던 외로운 섬에서 자신의 귓가에 노래를 불러준 이가 나라는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비록 불러보진 못했으나 앞으로 아이가 내뱉는 엄마라는 단어를 평생 들으며 살아가겠지. 내 안에 쌓인 담장은 그렇게 와르르 무너졌다.
p.138
인생은 자신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자신조차 어쩔 도리가 없는 생의 일부가 있다. 온전히 부모에게 맡겨진 내 삶의 일부. 어느 한 곳 상처 나거나 모난 데 없는 가장 유약한 시절. 생의 모든 성장을 응축시켜 놓은 그 시절 속의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부모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나의 유년 시절을 보듯 아이의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아기인 내가 울 때 어떤 표정으로 우는지, 웃을 땐 눈이 얼마만큼 작아졌는지 생일 초를 부는 입술의 모양이나 동그란 복 코는 어려서부터 이렇게 생겼었는지 물어볼 사람도, 바라볼 사진도 없어 한참을 아이의 사진을 서성거렸다. 살아가며 나는 절대 알 수 없는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을 내 아이의 사진을 통해 그저 그러했겠거니. 또 짐작할 뿐이었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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