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정보
책 제목: philos sophia
저자: 최효종
출판사: 보름달데이
출간일: 2020-07-09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204p
크기: 114*184 (mm)
ISBN: 9791196735579
정가: 12,000원
책 소개
“다른 시간에 있는 사람에게서 편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_누군가의 연애편지를 우연히 주운 것처럼,
_알 수 없던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_설명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누군가가 써내려 간 것처럼,
아날로그를 점점 잊어가는 우리의 잃어버린 감성을 채워줄 사랑에 대한 기록
사랑한다는 건 무수히 많은 색채를 가지고 있어 모두에게 다른 ‘사랑’으로 읽힐테지만 그럼에도 모두의 사랑은 결국 같은 표정이듯, 우리는 종종 타인의 기록속에서 ‘나’의 사랑을 읽곤 합니다. ‘Philos Sophia’ 는 당신이 잊어버린 순수와 사랑을 선물합니다. 내가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친 누군가를, 혹은 나를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간 누군가를 떠올리며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데려옵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마음 가득히 사랑했던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자 때론 당신을 마음 가득히 사랑했던 누군가가 보내는 글입니다. 다 하지 못했던 진심, 차마 말할 수 없던 순간의 마음, 아득해진 첫사랑의 기억이라던지 들을 수 없었던 누군가의 변명, 다음 사랑에 대한 찬란한 다짐마저도 마주하게 합니다.
저자 소개
작가가 되고 싶은 딜레탕트, 소외된 것들에 눈길을 주고 싶은 행동력 없는 몽상가.
들어주고 읽어주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순간순간의 감정을 문장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20대의 끝자락에서 사랑하던 이들에게 보내는 부치치 못한 편지들을 엮었습니다.
인스타그램 jay_ur_reading
목차
책 속으로
꿈과 착각, 나는 그 두 가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무분별한 꿈을 꾸고, 그 값을 당신에게 요구하는 짓거리를 사랑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풀어내는 일이 선행된 후에야 함축이 있을 텐데, 나는 시詩를 너무나 쉽게 허락했습니다. 까닭에 어떤 판타지는 원형이 없이 허공에서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허공에 손을 뻗었으니, 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것은 실존적 진리였지요. 차원의 높낮이는 한낱 도피처일 뿐이었습니다. 풀 한 포기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어째서 당신을 진실로 사랑할 수 있을 거라, 그리도 쉽게 믿어버렸을까요.
(본문 중)
기쁨과 슬픔이 함께하는 기분을 아시나요. 아, 나를 죽이고 살리는 것은 오늘도 당신의 소일거리가 되었습니다.
(본문 중)
의미 없는 사과를 기도문처럼 읊조린다. 그때의 나는 달라질 수 없었고, 지금은 모든 게 달라지길 바랐다. 천장까지도 닿지 못하는 내 숨결은 명치께로 내려앉아 이 밤을 무겁게 짓누른다. 잔병치레하듯 이별을 겪으면 사랑해와 미안해는 내게 똑같은 말이 된다.
(본문 중)
오늘은 하루가 길어질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당신의 생각을 합니다. 나 혼자서만 꿈을 꾸기 위해. 툰드라의 여인이여, 나는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존재마저 희미해질 만큼 사랑받고 싶다는 말입니다.
(본문 중)
저자의 한마디
글을 쓰는 것은 나를 똑바로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외면하려 했던 부끄러웠던 나의 모습, 비겁했던 지난날의 기억을 반추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별을 마주한다는 것은 그런 내 마음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슬픔을 외면하려 하지 않았고 어설픈 위로에 내 마음을 속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고행길에 제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함께 아파해주신 분들 덕분에 용기를 얻어, 아주 개인적인 제 아픔의 기록들을 출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을 아주 조그마한 용기라도 드릴 수 있다면, 부족한 이 책이 그 사명을 다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여러분. 위로받지 마십시오. 그 아픔은 온전히 당신의 소유입니다. 위로의 노예가 되지 않고, 슬픔의 주인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