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써내려갔다. 그리웠던 날 아팠던 날 모두 지나고 보니, 어느 하나 무의미한 것은 없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인생의 절반 쯤 왔을 때 공허한 마음을 글을 쓰면서 조금씩 치유되는 것을 느끼며,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독자들과 나의 살아온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고민거리를 너무 오랫동안 끌어안고 살지 않기를 바란다.
제2의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40대 여성들과,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예민해서 쉽게 상처를 받고 고민이 가득한 이에게 바친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을 소환하여 살아온 날들을 그리움으로 긁어 글로 썼다. 잔잔한 삶의 모습을 통해 일상의 평온을 느낄 수 있으며, 추억의 에피소드를 떠올려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준다.
저자의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 책의 메시지는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마음속의 지진을 이성으로 달래고 감성으로 감싸 안아주면서 숙성시킨 위로의 한 마디이자 힘든 삶을 버티게 만들어주는 디딤돌이다. 힘든 삶을 버티기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마음 속 품고 있는 응어리를 풀고자 할 때 이 책을 잡고 조용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스무 살이 두 번 반복되는 2020년 새해, 이 책을 잡는 순간 따뜻한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그 때 우리 집은 202호, 새댁 윤주아줌마는 204호, 할머니와 사는 정희는 205호에 살았다. 복덕방을 20년째 하고 있는 201호 권씨 아줌마는 저녁마다 달걀거품으로 마사지를 한다며 옥상에는 올라오지 않았다. 딸부자네 현주는 1층 102호에 살았다. 현주 아빠는 사우디에 1년 갔다 오면 1년은 집에서 쉬기를 몇 해 반복했다. 현주 엄마는 마당에서 가끔 맥주로 머리를 염색하곤 했다. 현주 엄마는 말은 똑 부러지게 하나 눈썹 문신을 해서 인상이 무서웠다. 그 때 그 건물에 살던 사람들. 가족과 이웃 아주머니들과 또래들이 생각난다. 엄마는 하루 종일 공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저녁이면 밥을 지어 가족과 먹고 옥상에서 쉬는 시간. 쳇바퀴 돌 듯 이어지는 엄마의 젊은 날들. 여름 밤 옥상에서 엄마 곁에 있
으면 쉰내 같은 냄새가 났다. 바람이 불어오면 엄마는 “아! 시원하다.”라고 했다. 나는 엄마 옆에 윤주아줌마가 함께 있는데도 “엄마! 땀 냄새나.” 라며 툴툴거렸다. 엄마가 열이 많아서 땀을 흘리는 줄 알았다. 엄마는 늘 바쁘게 살았다. 걸음도 빨라서 나와 걸으면 항상 앞서 간다. 나는 얼굴은 엄마를 닮았으나 걸음걸이는 닮지 않았다.
- ‘들어가는 글’ 중
언제부터인가 걷고 싶을 때는 일부러 호수에 갔다. 30분쯤 걷다보면 뭉쳐있던 마음이 풀리곤 했다. 음악을 듣지 않아도 걷다보면 마음이 환기가 되었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나뭇잎 꽃가지에 시선이 간다. 호수위에서 물을 가르는 오리와 거위가 무리지어 간다. 물위로 건물그림자 비쳐 일렁이고, 해가 질 무렵 빌딩사이의 붉은 태양이 보이기 시작 한다.
- ‘걷고 싶은 날’ 중
그때 그 느낌을 놓치기 싫었다. 노트에 재빨리 기록하고 싶었다. 그녀에게서 받은 환영의 순간과 고마운 마음을 글로 써본다. 시가 지어지면 그녀에게 보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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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대를 위로하고 싶을 때 말없이 상대방의 손등을 쓸어주거나 두 손으로 꼭 잡아준다.
- ‘끌림, 먼저 손 내미는 사람’ 중
나이 마흔 즈음에 마음속에서 무언가 소용돌이치듯이 뒤집히는 경험을 했다. 머리와 가슴이 마구 뒤섞여 속에서 불이 날 것 같은 혼란스러움에 당황했다. 누군가 벌써 갱년기야? 라며 웃었지만 웃을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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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흔들림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그저 한숨이 나온다. 서른 살에는 마흔이 되면 무언가 자리가 잡혀있을 줄 알았다.
- ‘내 마음에 태풍 하나’ 중
“‘성실한 사람은 악마도 유혹하지 못하고 하나님도 버리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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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를 나는 이렇게 바꾸어 본다. “행복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중
다산초당 뒷길 백련사로 향하는 길에 차 밭이 있다. 조선시대에 다산이 재배하던 차 밭이다. 그 길에 동백나무 잎사귀들이 매끈매끈하게 윤이 나며 햇빛에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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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이렇게 유쾌하고 재미진 사람을 만나다니. 이번 여행의 예상치 못한 선물이다. 사람(손님)을 대하는 태도와 배려를 완도 여행을 통해서 배웠다.
- ‘아이처럼 웃고 싶은 날’ 중
“여기는 왜 가로등이 없어요?” “글쎄요. 허가를 안 해 주네요. 허허.” 도시는 빨리 빨리를. 밤에는 불빛이 낮보다 더 환하게 24시간 밝힌다. 그러나 그곳은 어둠이 내리면 고요함으로 모든 자연을 쉬게 하고 느림으로 바른 먹거리를 생산한다.
- ‘느린 세상, 건강한 먹거리’ 중
피아노 앞에 한 남자가 등을 보이고 앉아서 연주하고 있다. 음악선생님이다. 나는 음악실 문 밖에 서서 조용히 피아노 연주 소리를 들었다. 아! 멋지다. 복도 창문에 빗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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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선생님 책상에 필사한 노트 한 권과 빨강 장미 한 송이를 놓아두었다. 그리고 누가 볼까봐 도망치듯 부리나케 교무실을 빠져 나왔다.
- ‘그 땐 참 좋았는데’ 중
나는 걱정과 고민거리를 늘 끌어안고 살았다. 그것이 성격 탓인지 무엇 때문인지 몰랐다. 배짱이 없었다고나 할까.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타인들에게 민폐 끼칠까봐, 거절 당할까봐, 어찌될까봐. 끝도 없는 ~~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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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힘든 고민을 몇 번을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이야기 했을때, 상대가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해결되고 상황은 쉽게 전환 되었다.
- ‘걱정은 걱정인형에게’ 중
책은 힘들었던 시간 나를 지켜준 고마운 친구다. 점점 옷을 사는 것보다 책을 사는 일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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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구슬을 꿰어야 할 시간이다. 그동안 나는 나를 지키려고 책을 읽어 왔다. 지금까지는 읽기만 했다. 이제부터는 글을 써야겠다. 책을 읽고 쓰고 나누고, 스토리를 캐야겠다. 일상에 작은 조각들을 끌어 모아 구슬을 꿰듯 하나의 진주 목걸이로 완성 시켜야겠다.
- ‘책을 만나다’ 중
“아버지! 저에게 하실 말씀 없으세요?”“마음을 편히 갖고 살아.” 내게 남긴 그 한 마디 가슴에 담았다.
- ‘보고 싶습니다’ 중
나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엄마의 진정한 순애보를 느낄 수 있었다.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짧다. 우리의 마지막 날이 언제일지 모른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이 생각나거든 바로 지금 해야 한다. 불러야할 노래 있다면, 사랑의 전할 말이 있다면 지금.
- ‘그리워 잠 못 이루고’ 중
힘들 때 가족이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지만, 외려 가까이에 있는 가족이 상처를 줄 때가 더 많다. 왜냐하면 상대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가족이라서 무조건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 없이 던지는 말에 상처 주고 상처 받으며 산다.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중
쓰면서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줄 두 줄 쓰다보면 옛일이 생각난다. 참 이상하지. 막막했던 글이 쓰다보면 자꾸 추억을 소환하니 말이다.
- ‘글 참 못 쓰는데’ 중
글을 쓰면서 과거를 반추해보니 글쓰기가 심리상담 하듯이 하나하나 나의 마음을 치유 해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써내려 갈 때, 그 때 그 장소와 함께한 사람들과 나누었던 말들이 또렷하게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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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쓰기로 내 삶의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 ‘삶의 흔적을 남기다’ 중
건강한 몸 건강한 생활. 그 시작은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먼저 돌보는 것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몇 차례 큰 시련을 겪고 나서 이제 나는 웬만한 일에는 안달복달 하지 않는다. 인생의 비싼 수업료를 톡톡하게 치른 셈이다.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