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사진은 창과 같습니다.
투명한 듯 불투명하고
명확히 보여주는 듯하면서 가끔 너무나도 모호합니다.
종종 거울처럼 나 자신을 비추는 것까지도 비슷하죠.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옵니다.
투명한 창에 비치고 통과되고 굴절된 빛이 모여 이미지는 변주됩니다.

여러분은 창을 통해 무엇을 보았나요?
창에 반사된 무엇과 마주하였나요?

사진이라는 창을 통해 여러 작가의 이야기를 엿봅니다.

권진희
어쩌다보니 글을 쓰고 있는 사람
인스타 @doob_jin

성은경
서당개 13년, 작가흉내
인스타 @eunykuny

엽탁군
카메라로 생활 속 작은 것들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스타 @danneryie
페이지 www.danayie.com

임규근 Gyugeun Lim
인도 길거리 사진과 전통에 따라 살아온 할매들 작업을 하고 있다.
인스타, 페북 @ds4dtg
메일 ds4dtg@naver.com

장인주
종종 사진을 찍고, 왕왕 글을 적습니다.
인스타 @mumallang_e
페이지 janginjoo.myportfolio.com

조성룡
사진은 세상, 사람,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의 표현
인스타 @moments.analogique

조한샘
찍고 그리고 디자인하고 사진책을 만듭니다.
인스타 @see.ssaem @ssaemmy
메일 hissaemmy@gmail.com

허진
사진을 핑계로 이것저것 일들을 벌이고 있다.
인스타 @lumimaster
메일 lumimaster@gmail.com

황규석
글로 쓰고 사진을 찍고 책을 자주 내려고 합니다.
인스타 @kyooseok
메일 ksfilms@hanmail.net

이 창 너머에는 체코 체스키크룸루프의 거리가 있고, 저 창 너머에는 러시아 바이칼 호수로 가는
승합차가 있다. 이 창 너머에는 겨울을 끈질기게 붙드는 비가 내리고, 저 창 너머에는 여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초록 잎들이 피어있다. 이 창 안에는 싱거운 커피를 마시며 우울한 재즈에 귀 기울이는
내가 있고, 저 창 안에는 맥주를 홀짝이며 나무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를 일부러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체코도 러시아도 아니다. 나는 일이 어지럽게 쌓인 작업 탁자 앞에 창을 등진 채
앉아 있다. 이 창을 열어도 비 오는 체스키크룸루프의 거리로 나갈 수 없고, 저 창을 열어도 초여름
바이칼 호수로 향해갈 수 없다. 사실, 이 창도 저 창도 열리지 않는다. 창인 척하는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