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를 위한 의복 가이드

19세기 말 런던, 가상의 양복점을 배경으로 한
인간 양장사와 동물 손님들의 이야기

글 작가: 감자니 Gamja-Ni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까지 했는데, 코로나로 대기업 합격한거 취소되고 사람 못 만나서 좀 우울해졌다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무모해지자!' 하고 질러버린 스튜디오 무모한입니다. 사람 만나는 것, 수다 떠는 것, 그림 그리는 것, 글 쓰는 것 등 좋아하는 것 하나하나 제대로 해나가려고 합니다. 매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기 보다는 뭐라도 무모한 도전이라도 이어나가려고요. 그래서 저희 스튜디오 모토도 '결국 저질러버렸다. (We Just Did it)'입니다.

무모한 글작가 감자니.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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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작가: 토퍼 Topper
개화기 시대와 19세기 말 양복, 그리고 닌텐도를 사랑해 마지 않는 그림작가 토퍼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한여름에도 긴팔 셔츠와 양복바지를 입을 정도로 양복이라는 의류에 대한 애정이 강했습니다.

스스로가 조금 더 일찍 태어났으면 좋았을 인간이라 생각할 정도로 디지털보단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이고, 이번 책의 삽화 작업 역시 모두 종이와 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금수를 위한 의복가이드>에서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빅토리아 시대 후기의 양복들을 아날로그 펜화로 독자 여러분들께 선보이고자 합니다. 펜으로 양복을 재단하는 일러스트레이터, Topper. 잘 부탁드립니다.

Instagram: mumo_han

Taylor's Note
셔츠 Shirt
재킷 Jacket
조끼 Waistcoat
소매 Cuffs
단추 Buttons
칼라 Collors
넥타이 Ties
모자 Hat
구두 Shoes



Tweed Suit
Case 1 Hunting Suit Dobermann Hound. E. Cooper 하운드 E. 쿠퍼
Case 2 Hunting Suit Gorilla Grover. A. Martin 그로버 A. 마틴
Case 3 Country Look Frog Plency. W. Parker 플랜시. W. 파커
Case 4 Country Look Horse Charles. S. Thompson 찰스. S. 톰슨

Formal Wear
Case 1 Morning Coat Owl Scops. O. Alfred 스콥. O. 알프레드
Case 2 Morning Coat Frog Plency. W. Parker 플랜시. W. 파커
Case 3 Tuxedo Rabbit Hare. R. Edward 헤이어. R. 에드워드
Case 4 Tuxedo Flamingo Edwin. D. Harrison 에드윈. D. 해리슨
Case 5 Evening Coat Blue Peafowl Cecil. P. Morris 세실. P. 모리스
Case 6 Evening Coat Horse Chester. H. Thompson 체스터. H. 톰슨
Case 7 Frock Coat Tiger Anton. T. Clark 안톤. T. 클라크
Case 8 Frock Coat Mouse Mice. E. Wright 마이스. E. 라이트

Business Suit
Case 1 Tailcoat Dobermann Hound. E. Cooper 하운드. E. 쿠퍼
Case 2 Tailcoat Raccoon Albert. R. Brown 알버트. R. 브라운
Case 3 Cape Coat Frog Plency. W. Parker 플랜시. W. 파커
Case 4 Chesterfield Coat Elk Clarence. D. James 클레렌스. D. 제임스
Case 5 Double Three Piece Pig Bexter. P. Hall 벡스터. P. 홀
Case 6 Double Three Piece Chicken August. K. Cook 아우구스트. K. 쿡
Case 7 Single Three Piece Dobermann Hound. E. Cooper 하운드. E. 쿠퍼
Case 8 Single Three Piece Dove Porumbell. P. Johns 포룸벨. P. 존스

동양계 양장점 주인 W는 동물들이 양복을 입고 거니는 이 거리의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양복 신사다. 탈로우(정제 우지)를 먹은 실크패드로 윤기를 내어놓은 탑햇(Top Hat)은 양장점으로 출근하는 그의 이마 위에 언제나 얹혀 있다. 양장사는 문을 열어 가게 내부를 환기하고, 맞은 편 티룸(Tea Room)의 아침 홍차 향이 밸까 봐 금세 문을 닫는다. 그때만 맡을 수 있는 갓 끓인 홍차의 향도 그가 특별히 여기는 아침 일과 중 하나다.

개구리, 호랑이, 개, 말 등 댜앙한 동물 손님들은 자신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해 꼼꼼히 양복을 제작해주는 W의 단골이 되곤 한다. 해가 길어지는 시간이면 동물 손님들은 접대 의자에 둘러앉아 자주 티타임과 담소를 즐긴다.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사람들은 양장점의 형편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손님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옷감을 아깝다고 여기지 않는 탓에 양장사 W의 지갑은 여전히 가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