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미치도록 떠나고 싶어서 |
---|---|
판매가 | 10,000원 |
상품요약정보 |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되었고, 여행길이 막혔다. 미치도록 떠나고 싶었던 유부녀 여행중독자의 한국 탈출 실패기” |
배송방법 | 택배 |
배송비 | 3,000원 (5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
월 렌탈 금액 |
월 원 (개월 기준)
|
---|
구매방법 | |
---|---|
배송주기 |
정기배송 할인 save
|
무이자할부 카드안내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 제목: 미치도록 떠나고 싶어서
저자: 홍아미
출판사: 아미가
출간일: 2022-03-14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48p
크기: 128*188 (mm)
ISBN:
정가: 10000원
결혼 10주년을 앞둔 어느 가을 날, 저자는 깨달았다. 함께 늙어갈 일만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가 아직 꽤 젊다는 걸. “딱 1년만 여행하면서 살자.” 그 어떤 떠남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던 나의 여행에 대한 욕망을 1년간의 세계 여행이 채워줄 것인가. 다시 세상이 총천연색으로 빛났다. 집 떠난 줄 알았던 상상과 공상과 망상이 다시 돌아와 나의 가슴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그땐 미처 몰랐다. 내 앞에 얼마나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디에도 갈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삶.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삶이 눈앞에 닥쳤다!”
홍아미
2W매거진 발행인, 여성들의 창작활동을 응원하는 1인 전자책 출판사 ‘아미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지금, 우리, 남미》, 《그래서 너에게로 갔어》, 《조금씩 천천히 페미니스트 되기》등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2yjyj
Instagram: amiga_project
1부 서른아홉, 미치도록 떠나고 싶었는데요
역마살 소녀의 독립 실패기
여자는 혼자다
나의 방랑벽에 대하여
반려인을 여행의 동반자로 만들기
부부가 디지털 노마드로 사는 법
여행 좋아하는 집사의 자격
남은 여생, 아들 옆에 살고 싶어서
아픈 게 죄라면 죄겠지요
결혼기념일에 결혼반지를 팔다
내 생애 최고의 해
2부 마흔,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친구에게 운전을 배우기로 했다
1인 출판사 대표가 되었다
잃어버린 우리의 매일
부부가 24시간 한 공간에 있을 때 벌어지는 일
이런 사람도 작가라고
당신이 들어 줄 테니까
나의 사적인 청탁법
나의 아미가에게
마감이 필요한 삶
세상을 바꾸진 못할지라도
에필로그: 떠나지 않아도 좋은 이유
인터뷰 “글쓰기로 같이 놀고 싶어요”
*
“딱 1년만 여행하면서 살자. 우리가 더 이상 이십대가 아니니 하드코어한 배낭여행은 무리라 해도 한 달 살기 식으로 느긋하게 일도 하고 여행도 즐기면서 다니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야. 우리 둘 다 직장에 매인 몸도 아니고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직업 이잖아. 사십대 즈음의 우리 부부에게 의미 있는 쉼표가 될 거야. 잘 생각해봐. 우리에겐 여행을 떠나지 못할 이유보다 떠나야 할 이유가 더 많다고.”
여행을 가자고 꼬드기는 주제에 대해서라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나의 설득에 남편은 혼이 빠진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시작이었다. 남편은 물론 나조차도 1년 이상 한국을 떠나본 일이 없었다. 그 어떤 떠남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던 나의 여행에 대한 욕망을 1년간의 세계 여행이 채워줄 것인가. 다시 세상이 총천연색으로 빛났다. 집 떠난 줄 알았던 상상과 공상과 망상이 다시 돌아와 나의 가슴을 부풀리기 시작했다.
그땐 미처 몰랐다. 내 앞에 얼마나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
내 인생 최고의 해가 될 2020년을 흐지부지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 어그러진 여행계획을 수정하고, 본격적으로 여행 준비를 했다. 비행기 티켓을 편도로(무려 비즈니스로!) 결제하고, 첫 도시인 이스탄불의 전망 좋은 아파트를 예약할 때(무려 한 달!)가 되어서야 비로소 슬금슬금 마음이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믿을 만한 후배에게 1년 동안 집과 고양이를 봐 달라 부탁하고, 주변에도 ‘난 세계여행을 갈 예정’이라는 핑계로 일을 정리했다.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기대감으로 가슴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그토록 많은 난관을 극복했으니 이제는 그 어떤 것도 나의 여행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오만함에 차 있었을지도 몰랐다.
*
나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여행에 미친 자’라 할 수 있겠다. 아니, ‘해외여행’에 미친 자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하겠다. 매년 한 달에 가까운 장기여행은 기본이었고, 다음 그리고 그 다음 여행의 항공권까지 미리 구입해놓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피피 섬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했다면, 다음 달엔 훗카이도에서 삿포로맥주를 마시며 눈 축제를 즐겼다. 하와이에서 수심 40m까지 내려가 거북이들과 함께 헤엄을 치고, 페루 안데스 산맥 4600미터 고지를 오르는 트레킹을 했다. 더 높이, 더 깊이, 더 멀리 나아가는 삶. 그런 삶이 나를 움직이게 하고 글 쓰게 했다. 그것이 나의 ‘노멀’이라 믿었다.
*
그러나 나에게도 ‘뉴노멀’이 시작되었다. 어디에도 갈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는 삶.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삶이 눈앞에 닥치고 보니 자연스레 나의 삶을, 그리고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시간이 너무 많았고 할 일은 너무 없었다. 이 이상한 세상에 대한 분노는 점차 사그라졌다. 역병이 창궐해 인간이 옴짝달싹 못하게 된 이 현상이 내가 사는 지구에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였다.
*
그렇게 나는 1인 출판사 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작가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며 코로나 판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시절을 기록하고자 한다.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끝끝내 할 일을 찾아내고야 마는 한국인다운 근성이라 해도 할 말은 없지만.
*
새로운 시국의 뉴 노멀을 잠자코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로선 이를 거부할 방도도 의지도 없는 게 사실이다. 현재에 감사하며,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만해진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는지도. 잃어버린 매일 대신 새로 채워진 매일 속에서 나의 하루는 계속되고 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