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행 안내서

<봄여행 안내서>는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에세이 겸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여행 인솔자 일을 하면서 다녔던 여행지 중, 이번 봄에 떠나기 좋은 당일, 또는 1박 2일 코스를 추천합니다. 혼자라도, 여행비가 넉넉하지 않더라도, 면허가 없더라도 가볍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코스를 짜 두었어요.

여행지는 총 다섯 곳입니다. 모두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을 설명해 두었고, 체력이 정말 심각하게 없어도 갈 수 있는 루트로 잡아 두었어요. 혼자서 첫 여행을 떠날 분들,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분들, 운전이 아직 어려운 분들을 위해 준비한 책입니다.

여행에 익숙하신 분들, 여행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어쩌면 조금 심심할지도 모르겠지만,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하시면 가볍게 읽기 좋을 거예요.

역마살찐년 김짜이
스무 살, 여행을 ‘일’로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국내여행 인솔자 일을 구하게 되었거든요. 자주 여행 인솔을 하다 보니 역마살이 붙다 못해 쪄 버렸다는 뜻으로 ‘역마살찐년’이라는 닉네임을 지었어요. 이후 여행 에디터로 일하며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겨울여행 안내서>에 이어 <봄여행 안내서>를 펴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와 브런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 : https://post.naver.com/travel_fat
브런치 : https://brunch.co.kr/@travel-fat

Instagram: chai_and_travelfat

단양 - 날아보고 싶은 단양의 봄
제주 - 사랑할 수밖에 없는 봄의 제주
군산 - 서늘한 과거를 딛고 따뜻한 현재로
강릉 - 바닷가에서 벚꽃놀이를 하는 사치
문경 - 당신이 바라던 연둣빛과 초록빛

p.15
늘 불가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한 발짝 내딛는, 모험심 강한 사람들이요. 결국 그들은 무언가를 이뤄내 사람들의 삶을 바꿔버리죠. 가장 대표적인 결실은 비행기 아닐까요? 날개가 없는 인간에게 하늘을 나는 자유를 선사해 주었으니까요.

p.16
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듭니다. 비행기를 타면 날고 있다는 게 크게 실감나지 않잖아요. 직접 바람을 느끼며 날아본다면 어떨까요? 완전히 다른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허공을 날며 뺨을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싶어졌다면, 묵혀 놓은 버킷리스트를 꺼내볼까요. 마침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니, 단양으로 떠나봅시다. 목적은 단 하나,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날아보는 겁니다.

p. 47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국내 여행지는 누가 뭐래도 제주일 거예요. 사람들은 한 달 살기, 한라산 등반, 올레길 걷기, 스쿠버다이빙 투어, 꽃 여행까지 다양한 테마를 정해 제주로 떠납니다. 왜 제주일까요? 봄의 제주가 가장 인기있는 이유는 뭘까요? 많은 사람이 떠나는 이유가 궁금했다면, 직접 한 번 가봅시다.

p.81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타임머신이 아직 발명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는 있어요. 오래된 유적 앞에서 시간이 켜켜이 쌓인 흔적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이곳을 스쳐 지나갔을 수많은 사람과 사연들을 상상하게 됩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알쏭달쏭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기묘한 감각에 휩싸였다가 퍼뜩 깨어나는 거죠.

p.82
과거나 미래로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1930년대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군산에서라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군산 원도심은 오래된 건물과 유적, 그리고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시간여행마을이라고 불립니다. 스탬프 투어와 함께 군산 원도심을 한 바퀴 걸어보기로 해요.

p.119
언제 가도 좋은 여행지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강릉입니다. 그래서 더 고민했습니다. 강릉의 어느 계절이 가장 좋다고 해야 할지를요. 여름은 바다에 마음껏 뛰어들 수 있지만 피서객들이 너무 많고,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지만 단풍이 매혹적인 다른 여행지들을 먼저 둘러봐야 하고, 겨울은 운치있지만 또 너무 춥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봄에 가는 게 최고예요. 경포호를 감싸고 피어나는 벚꽃이 너무 아름다운 계절이니까요.

p.153
봄 풍경 중 가장 주목받는 건 피어나는 꽃들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함도 때가 되면 순식간에 져버립니다. 가끔은 꾸준히 자리를 지키며 점점 짙어지는 연둣빛이 더 예뻐 보일 때가 있습니다. 버드나무 끝에 조그맣게 자라는 새순이라든지, 막 자라나기 시작하는 은행잎 같은 것들이요. 아기자기한 녹색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문경으로 떠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