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FFAIRS

러브 어페어란, 낭만적 사랑 관계의 형태를 뜻한다. 낭만과 사랑, 관계와 형태. 네 개의 단어를 뜯어다 살펴보았고, 다시 네 단어를 모아 하나의 문장을 만들었다. 그러자 희부윰하던 안개가 걷히고 점차 선명한 굴곡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굴곡은 이어져 동해로 향하는 이들을 그렸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각각 흐르는 네 편의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눈을 감고 열차 칸에 올라타는 장면을 그려본다. c열에 앉는 이는 g열에 누가 앉았는지 모르지만, g열에서는 그의 뒷모습이 얼핏 보인다. 하지만 그 역시 c열의 사정엔 무심하다. 무관한 이들이 떠난다. 실상은 별개의 행로이며, 아무 상관 없는 여로가 될 것이다. 과연 그럴까? 계속 눈을 감은 채 출발하는 열차의 빈자리에 앉아 돌아본다. 한 칸 열차를 메운 시절 이야기, 러브 어페어를 시작한다.

주머니에 찔러 넣은 승차권을 뒤늦게 찾았을 때 주저앉아 울 순 없으니 일단 걷자. 다시 돌아오는 날까지 간직하고서. 저서로 『뒤로하고 안아줘』, 『겨울을 버티는 방』, 『나는 보통의 삶을 사는 조금 특별한 사람이길 바랐다』, 『무화과와 리슬링』, 『저크 오프』 등이 있다.

Instagram: choroggil.ohjonggil_meog

종로의 새벽
노인과 바다
Balkiss
시절인연

물장구치는 이들을 하얀빛이 감싸 안으며 소곤소곤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귓불을 두드렸다. 톡톡.

‘세상이 원래 이리 밝았니. 지금 막 태어난 기분이야.’
‘바다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해서 그런지도 모르죠.’
‘원아, 넌 매일 병실에서 무얼 그리니?’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요.’
‘돌멩이와 생수병?’
‘비슷해요. 조용하고 빛나는 걸 그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