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제 모습을 남기고 싶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 사회 첫걸음이었던 졸업 학기 인턴, 그리고 취업 준비를 하며 느낀 이야기입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민만 쌓여 불평불만이 많았던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니 별거 아니었네요.
25살의 고민들은 여기에 남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겁니다.
제 일기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기 쓰기를 좋아하는 공대생이었고 지금은 취업 준비생입니다.
제목을 붙일 수 없는 일기 (98페이지)
사실 중소기업의 인턴이라는 직책으로 희생된 젊음만은 아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일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야 한다.
돈이 생겼고 반복의 연속이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주말을 적극적으로 쉬고 있으며 동기들을 만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평소와 같았던-다른 요일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금요일에
회사에서 직원들 선물로 대게 2마리씩을 줬다.
퇴근 후 늦은 저녁에 가족들과 대게를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아빠가 "다 키워놨더니 이제 이런 것도 받아오고 신기하네"라고 하셨다.
이 말 한마디에 같이 일하는 회사 직원들,
우리 회사뿐 아니라 모든 직업 종사자들이 떠오르며
그동안 내가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대기업이나 메이저 공기업 같은 우리가 아는
이름있는 회사나 이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직업들.
그런 것들만 동경하고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 일하든 누가 되었든, 다들 퇴근해서
따뜻한 집에서 혼자서 또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겠구나.
어쩌면 중소기업이라는 곳을 얕잡아보며 내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그동안 불만만 많았다. 그게 싫으면 내가 뛰쳐나왔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창피했다.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점심시간에도
고객사와 전화를 하는 과장님,
밤 10시까지 샘플링 테스트를 하는 사원님 등 그들의 노동력까지
무시한게 아니었을까. 너무 부끄러웠다.
대게 두마리를 받고 갑자기 애사심이 생긴건 아니다.
애사심은 아직도 없다만, 아빠의 말 한마디가 일과 돈,
규칙적인 생활, 소중한 주말, 동기들을 얻은 감사함,
무엇보다 일의 가치와 소중함을 상기시켰다.
무슨 일을 하든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일을 다 하는 모두가 훌륭한 사람들이다.
사회에 나와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한 배움의 순간이
오늘이 아니었을까.
제가 25살에 한 고민들은 책에 나와있는 그대로에요
이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은 25살에 어떤 고민을 하셨나요?
또는 25살에는 어떤 고민들을 하고 계실 건가요?
독자분들 모두 각자 어울리는, 아름다운 고민들을 하시고 또 멋있게 이겨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