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핑계로 멕시코로 떠난 서른의 이야기
스물아홉.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꽤 괜찮은 일상을 살고 있었음에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마음에 괴로워했다.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인가? 지금의 평탄한 삶도 만족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여러 복잡한 생각들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마음을 건드는 것이 있었다.
“용기는 없지만 떠나고 싶어.”
그냥 떠나기에는 회사를 박차고 나올 용기가 생기지 않았고, 세계여행이라는 거창한 꿈을 실행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서른의 나이에 ‘어학연수’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을 달고 떠나기로 했다.
그것도 지구 건너편의 멕시코로!
멕시코 사람과 문화, 그리고 멕시코 어학연수 생활과 팁까지,
순수하고 활기찬 멕시코를 생생한 올 컬러 북에 알차게 담았다!
이 책은 용기가 없던 저자가 어떻게 어학연수라는 핑계로 멕시코로 떠났는지, 그리고 멕시코에서는 어떤 사람들과 마주했는지 담은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사람도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저자. 그녀의 도전기가 독자 여러분에게도 용기와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낯선 나라 멕시코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서른 즈음의 고민이 많은 어른이,
삶이 무료해서 자극이 필요한 사람,
'멕시코' 하면 타코와 마약만 떠오르는 사람,
스페인어에 관심이 있거나 배우고 있는 사람,
중남미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
여행 금단증상으로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없이 잘 굴러가던 나의 일상이었지만, 내 가슴 속에서 누군가가 자꾸 물었다. ‘이게 진짜 네가 원하던 삶이야?’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다른 것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더 강해졌다. 하지만 이미 2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던 나이, 뭔가 다시 시작하기엔 두려웠다.
- p15 ‘마음 속에 피어난 작은 불씨’ 중에서
나도 잘 알지는 못했다. 결혼 적령기에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철저히 혼자서 낯선 곳으로 떠나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걸 얻을 수 있을지,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았다. 지금도 나는 잘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리라는 것을. 만약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나는 그 안에서 대안을 찾을 것이라 믿었다. 인생에 있어 6개월, 1년 정도 잠시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았다.
- p23 ‘너는 나와 다른 선택을 하길’ 중에서
내가 공부할 우남 대학교의 어학당인 세페에서는 외국 학생들을 위해 주거 리스트 홈페이지를 제공한다. 여기에 조건에 맞는 하숙집 몇 개를 골라 미리 이메일을 보냈고 어학당 등록 날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중략)
멕시코에서는 우리처럼 전세나 계약 기간 없이 보증금으로 한 달 치를 선금으로 내는 것이 보통이다. 집을 나갈 때는 나가기 한 달 전에 주인에게 통보하고 마지막 달 월세로 대체하거나 돌려받으면 되는 시스템이라 큰 목돈이 들어가지 않아 편리했다. 보통 학교 주변 하숙집의 시세는 2016년 당시 2,800~4,000페소(한화 17만 원~25만 원 사이, 현재 렌트비 시세는 3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정도였다.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한 시세다.
- p66~68 ‘나의 보금자리를 찾아서’ 중에서
나만 수업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도 같이 웃고 싶은데 웃을 수 없는 기분. 곁눈질로 주변을 살피며 눈치껏 수업을 따라갔다. (중략)
자신 없는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어 친구들과도 깊게 사귀지 못했고 초반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학교와 집을 반복하며, 나는 점점 말을 잃어갔다.
조바심이 일었다. 어떤 결심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밖에 못 하면 어쩌지?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져 갔다.
- p73 ‘새 학기의 시작’ 중에서
멕시코에서 살사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추는 대중적인 춤이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우거나 따로 배운 적 없이 자연스럽게 파티하러 다니며 습득하기도 한다고 한다. (중략)
둘러보니 다들 저마다의 스타일로 살사를 즐기고 있었다. 주로 턴을 하는 사람, 손과 발을 현란하게 놀리는 사람, 상대의 눈을 보며 교감에 더 집중하는 사람. 어떤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와 아들, 아빠와 딸, 부부, 친구와 삼촌, 나이를 가리지 않고 함께 춤을 즐기는 게 참 인상적이었다. 춤 실력과는 상관없이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니 참 예뻐 보였다.
- p86~88 ‘살사, 넌 매력이다’ 중에서
가족들은 나를 위해 불꽃놀이를 해준다며 집 밖으로 나를 이끌었다. 멕시코에서는 생일이나 특별한 날 자주 불꽃 놀이를 한다.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총소리라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타닥타닥 타오르는 불꽃들. 검은 하늘을 수놓는 불빛을 보며 너무나 행복하고 사랑받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다. 이렇게 따뜻한 환대라니. 정말 감사했다.
멕시코 사람들이 정이 많다더니 생각보다 더 친절하고 순수하다. 멕시코에서의 하루하루가 감동이고 사랑이다.
참 오길 잘했다.
- p92 ‘따뜻한 환대’ 중에서
멕시코에서 죽음은 무섭거나 슬픈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들은 죽음이란 이승에서 할 일을 다 마치고 쉬는 것이라 생각한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 Coco>에서도 다루고 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은 자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면, 고인은 다른 세상에서 영원히 산다고 믿는다.
- p179 ‘죽음,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 중에서
“이제 스페인문화도 우리의 한 부분이야. 이제 따로 떼어 볼 수가 없어. 그들은 우리의 일부이고, 이것은 부인할 수 없지.
그들이 우리의 문명을 짓밟긴 했지만, 그 대신 그들의 문화를 전파했고, 그들과 결혼을 한 사람들 사이에 아이가 생겼고, 이제 혼혈, 원주민, 유럽계 사람들 모두가 멕시코 사람이야. 그렇게 오랜 기간 섞이고 함께해서 지금의 이 나라가 되었단다. 우리는 그들의 문화와 우리 고유의 문화를 결합해서 새로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지.”
- p219 ‘멕시코 가족, 마리솔과 다니엘’ 중에서
어찌 되었건 나는 그래도 멕시코의 이 당당함이 좋다. 선을 가르지 않는 포용력이 좋다.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이 좋다.
- p229 ‘멕시코는 모든 걸 용서해’ 중에서
“운전을 배운다고 생각하세요. 운전은 면허만 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운전할 줄 알아야 하지요? 턱걸이로 따서 장롱면허인 사람이 많듯이 시험만 통과하는 것이 목적인가요?(중략)
¡Paso a paso 빠소 아 빠소! 한발 한발 성실히 내딛다 보면 어느새 멀리 와 있는 날 보고 놀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니 용기를 내세요.”
- p231 ‘Paso a Paso 조금씩 천천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