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변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삶을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사람을 만나 관계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타인을 만나면서, 그들을 알고, 더욱이 스스로를 깊숙이 알게 됩니다.
“어떤사람 A to Z”는 제가 그림 그리는 작가로 활동하며, 만나고 관찰한 사람들에 대한 짧은 에세이와 그림을 묶은 책입니다.
어쩌면 본인을 가장 잘 아는 방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다시 나를 들여다보는 것 아닐까요?
당신은 어떤사람이며, 당신의 주변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들어가며 03
1. 여전히 알아가는 중입니다 |이게 나에요 7
빨주노초파남보스타킹|미술 학도 A, 21세 9
아가씨 무슨 일 하는데?|반백수 B, 32세 12
세계 평화주의자의 무대 |정의로운 사회활동가형 인간 C, 35세 18
내가 하려다 참은 말 |시간 강사 D, 36세 22
2억 10만원의 용돈 |철부지 딸 E, 36세 26
시작 명인의 낚시질|낚시꾼 F, 36세 30
고학력 빙신은 취준생|시각예술가 G, 36세 33
2. 가장 어려운 타인 |가족 37
이렇게 큰 침대에서 자면 외롭지 않아?|초딩 H, 9세 39
엄마의 자유시간과 맞바꾼, 곰국이라는 클리셰|주부 I, 62세 42
아빠는 아직 일하고 싶다|퇴직자 J, 68세 44
아낌 없이 주는 나무|주부 K, 62세 48
이 만한 남자가 없네? ;내 남자의 표본|초딩 L, 9세 52
3. 그리고 당신들 |완벽한 타인 55
철에 맞지 않은 옷이어도 괜찮아|작가 M, 31세 56
그 해 여름, 대구의 온도|사업가 N, 33세 61
선을 예쁘게 잘 긋는 법|시각예술가 O, 35세 64
익숙한 것과의 결별|스타트업 회사 프로젝트 매니저 P, 35세 67
같은 날짜의 다른 시간|사진작가 Q, 37세 71
어떤 시그널|무용 안무가 R, 37세 73
나의 첫 남사친, 병알이 형에게|대기업 직원 S, 37세 78
‘내 편’이 생긴다는 것|사진작가 T, 37세 81
영이 언니가 알려준 생활의 지혜|시각예술가 U, 39세 85
불 맛 나는 옷 |설치예술가 V, 40세 89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사이|도예가 W, 42세 94
등을 닦을 때마다 생각나는 서리언니|인테리어 디자이너 X, 50세 97
내 이름 석 자를 불러주는 사람|설치예술가 Y, 50세 99
미래의 남편에게|아직 모름 Z, 아직 모름 102
4. 멀고도 가까운|그룹 105
개족보는 개족보를 낳는다|쓰나미 106
가끔씩 오래 보는 사이|분당 베프들 109
욕이 자연스러운 돼지 다섯 마리|DK 상사 112
나오며 115
역시나, 20분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하염없이 울었다. 집 곳곳에 그의 흔적이 가득해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오늘은 그저 이별을 즐기자. 이 감정에 충실해. 충분히 눈물을 흘려버리자.’
이렇게 결심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친한 친구에게 울면서 전화하고, 동네 친구를 집에 불러 맥주를 들이켜니 조금 나아졌다. 서로 미루던 이별을 맥주 몇 캔을 도구 삼아 잊어버리려 했던, 실연의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p68
어떤 사람의 특정 버릇이 발견될 때, 그 모습이 예뻐 보일 때는 바로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질 때 인 것 같다. 하트시그널의 남자 출연자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예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한 무의식적 행동이 귀여워 보이듯, 나의 동료인 그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웃음을 참기 위해 하는 입술 오므리기 기법 또한 예뻐 보였다. 어쨌든 지금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밌는 순간이라는 증거일 테니까. (중략)
반복해서 발견되는 한 사람의 어떤 무의식적인 버릇은 어쩌면 그 사람이 타인에게 강하게 기억되기 위한 필살기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강하게 기억에 남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예쁜 마음이 담긴 버릇 하나 정도를 연마해보시길. (물론, 상대의 관찰력에 따라 그것이 발견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p74
예술가에게 ‘관찰’이란 평생의 과업입니다. 사물을, 사람을 풍경을, 현상을, 상황을 관찰합니다. 이 책은 전업 시각예술가로 10여년을 살아오면서 관찰한 나 자신과 주 변인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타인을 통해 나 스스로를 더 깊숙이 알게 됩니다. 타인 에 대한 호기심은 달리 말하면 나에 대한 호기심일지도 모르죠.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스스로를, 타인을, 주변을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얻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