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이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

20살에 처음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그 후 15년 후 살기 위해 선택한 굿을 하다 그 친구가 나타난 것이다.
인애로 살아 온 시간은 온전히 인애의 삶이었을까?
20대의 우리는 순탄치 않은 갈등과 두려움의 연속이었고 그 속에서 보통의 행복을 꿈꾸는 인애가 있다.

다시 15년이 지난 후 제대로 떠나보내지 못했던 친구를 떠나보내는 의식이며 현재 곁에 함께 하는 이들의 영원을 꿈꿔 봅니다.

결혼 후 제주에서 시 부모님이 물려주신 귤 밭을 지키기 위해 작은 책방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 하는 것이 취미이고
계획 없이 1년을 채워 나가는 중입니다.

prologue
1. 굿:비는 의식 1
2. 프리지어
3. 빨 강
4. 새로운 시작
5. Memorise
6. 굿:비는 의식 2
7. 그후,
8. 꿈
9. 인애, 나의이름

p102
바람이 사라지고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그 어떤 움직임도 없이 시간과 시간의 틈새로 박혀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주변은 온통 유리파편과 깨어진 잔해들로 가득했다. 빗자루를 들고 조심스럽게 쓸었다.

설악산 마등령에서 영롱한 흰 구름이 일렁이며 산 능선을 넘어 갈 때, 저 너머의 수평선에서 붉은 빛이 솟아나 구름 위를 거닐며 점점 다가오던 때처럼 서서히 빛이 들어와 삼켰다. 목구멍 아래로 뜨거움이 내려간다. 비로소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