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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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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고독에세이] '혼자인 나'와 '함께인 나' 사이를 끝없이 왕복하는 당신에게. 출발지와 도착지를 왕복하는 기차처럼, 인생의 한 지점과 또 다른 지점을 오가는 여정 속에 남겨진 것들을 담아 보냅니다.
기본 정보
상품명 밤의 기차
판매가 13,000원
상품요약정보 [사사로운 고독에세이] '혼자인 나'와 '함께인 나' 사이를 끝없이 왕복하는 당신에게. 출발지와 도착지를 왕복하는 기차처럼, 인생의 한 지점과 또 다른 지점을 오가는 여정 속에 남겨진 것들을 담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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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정보

책 제목: 밤의 기차
저자: 장혜영
출판사:
출간일: 2024-04-03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200p
크기: 107*183, (mm)
ISBN:
정가: 13,000원


책 소개

어릴 적 나의 방은 통로였습니다. 구멍가게와 집을 잇는 조금 널찍한 통로. 한쪽 문은 가게로, 반대편 문은 부엌으로 연결됐거든요. 그래도 그 방에는 나의 전부였던 책상이 있었고, 늦은 밤이 되면 가게로 연결된 미닫이문이 닫히며 온전한 방이 될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밤은 온전한 시간이자, 공간이 돼 주었던 거죠.

문득, 그 방이 기차 객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멍가게 집이 허물어지고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된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곳에 드나들 수 있는 건, 나의 방이 기차처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전히 그 방 안에 있습니다. 그 방에서 고독을 배웠고, 사랑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내 안에 고독의 레이더가 발동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살면서 항상 좋은 길로 나아가진 못했습니다. 결국 앞으로 한 걸음, 뒤로 한 걸음. ‘혼자인 나’와 ‘함께인 나’의 괴리. 그 지지부진한 왕복 속에서 만난 고독의 편린들을 그러모아 당신에게 보냅니다. 밤의 기차의 승객이 되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이 책이 당신의 여정에 작고 소중한 벗이 되어주길 바라며.

앞으로 한 걸음, 뒤로 한 걸음.
여전히 제자리인 듯하지만,
앞으로 한 걸음 다녀온 나는
그 이전의 나와 같을 수 없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왕복하는 기차처럼,
인생의 한 지점과 또 다른 지점을 오가는
여정 속에 남겨진 것들을 담았다.


"책에는 도시에서 혼자 살며 느끼는 쌉싸름한 고독.
11년 차 프리랜서로서 겪는 불안정과 그에 뒤따르는 수많은 고민들.
그리고 혼자이고 싶지만, 결국 옆자리를 비워둔 채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저자 소개

가수가 노래 제목을 따라가는 것처럼 책 제목을 따라 살아보겠다며
『나는 계속 글을 쓰게 될 것만 같다』를 쓰고 만들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두 번째 책을 만들었습니다.

고독의 레이더를 가동해
사랑하는 순간들의 고독을 수집합니다.

11년째 방송작가로 일하며
꾸준히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hye__young.j
이메일 your_young@naver.com




목차

■ 나의 얼굴을 비추는 창문​
밤의 기차 …… 10
파노라마 오션뷰 …… 20
네 번째 발가락을 맞대며 …… 36
한강의 낮과 밤 …… 48

■ 열차 안에도 불이 꺼지면
그림자와 고양이 …… 64
도시의 행인들은 무사히 집에 들어갔을까 …… 74
불상을 뒤로하고 …… 80
소극장 …… 88

■ 옆자리를 비워둘게요
멘탈헬스의 벽 …… 100
우리가 그런 사랑을 했다니 …… 110
손님이 없는 편의점 …… 118
같이 울어주는 얼굴 …… 130

■ 도착지가 아득히 먼 곳이어도
운수 좋은 날 …… 140
진정한 의미의 떠돌이 …… 148
소원 팔찌 …… 156
쨍한 무채색 …… 166
책은 하나의 꽃다발이 되어
선물처럼 나의 밤을 지켰다 …… 182

마무리하며 …… 190




책 속으로

「정차를 알리는 벨 소리가 울린다. 중간에 내릴 사람들은 천천히 객실을 벗어난다. 새로운 승객이 열차에 올라타 착석한다. 나는 종착역까지 간다. 도착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꽤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검은 차창은 여전히 나를 비추고 있지만, 나는 내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그 또한 나의 일부다. 내가 목격하고 체화한 모든 고독은 그대로 내가 되었다. 그렇기에 고독한 모든 순간은,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톺아봄으로써 스쳐 간다.

나는 곁을 내주기 어려운 사람. 밤의 기차에서도 혼자 앉고 싶은 사람. 옆자리를 비워준다면 오히려 고마운 사람. 하지만 나는 언제든 정차역에 머무를 준비를 하는 밤의 기차이자 열차의 문을 열고 몇 초간 정차하는 순간을 고대하는 밤의 승객이다. 양쪽에 출입문이 있는 통로와도 같은 나의 방. 그 방은 나를 싣고 달린다. 나는 더 이상 혼자이지 않고, 멈춰 있지도 않다.」

- '밤의 기차', 19p


「속초 바다는 지금의 나와 닮아있었다. 명확한 목표와 믿음을 지닌 한창일 때의 시절은 지나고, 녹다가 만 눈처럼 애매하게 질척이는 것이. 치열하지도, 희망에 차 있지도, 멋모르지도, 고집스럽지도 않은 물컹물컹한 상태의 나. 물을 보고도 바다를 떠올린다는 그의 말은 무색해졌다. 나는 진창이 되어 불투명해졌다. 좋은 시절이 왜 좋았는지, 힘든 시절은 왜 힘들었는지도 아득해진 아주 오래전 일일 뿐이었다. 나는 과거에 이루거나 닿았던 것 중 그 무엇도 지켜내지 못했다. 아니, 이룬 것이 있었나? 닿은 곳이 있었나? 나는 빈손이 되어 바다를 마주하고 있었다.
……
철모르게 글을 쓰고 싶은 나를 탓하고 책망하는 마음.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은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내면의 목소리. 대본을 쓰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배를 채우고, 여름옷을 사 입고, 넉넉한 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으니까. 어떤 글이든지 아무튼 계속 써왔다고, 그러니까 작가라고, 쓰고 싶은 글은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위안하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겠지만. 그렇지만 나는 조금 더 가 닿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는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조금은 더 멀리 나아가보고 싶다고.」

- '파노라마 오션뷰', 27p, 32p

「아빠가 싣는 나무들은 5톤 트럭에도 다 실리지 못해 머리를 조아린 것처럼 나뭇가지를 땅에 늘어뜨린 채 끌려갔다. 나무들이 왜 옮겨 다녀야 하는지 몰랐던 나는 아빠가 싣고 옮긴 것이 무엇인지 잘 까먹었다. 그것은 나무였다가, 쌀이었다가, 흙과 비료였다가, 철근이 되기도 했다. 사람과 짐승의 피와 살이 되는 것, 식물의 양분이 되는 것, 건물의 토대가 되는 것들. 그렇게 아빠는 모든 것의 토대가 되는 것들을 실어 날라 자식들을 먹였다. 아빠가 등에 짊어졌던 생의 근본들을 먹고 나는 자랐다.
……
점점 더 절실해진다.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우리가 가진 애틋한 기억과 사랑스러운 구석들을 더 많이 발굴해 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지나온 길은 험난했을지라도, 앞으로의 길은 원하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틀 수도 있으니까. 설령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다를지언정, 똑같은 발가락을 가진 우리의 걸음걸이는 제법 닮아있지 않을까.」

- '네 번째 발가락을 맞대며', 39p, 47p

「나는 여전히 어딘가에 쉽사리 섞여 들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린 그림자처럼 오래도록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애매한 경계선이 매듭처럼 엉키고 꼬여 나를 단단히 묶어둔 걸지도 모르죠. 그때마다 절대적인 사랑을 떠올립니다. 인간이 아닌 털복숭이 생명체를 끌어안는 행위는 눈빛으로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한, 절대적인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는 행위입니다. 미숙한 인간인 나는, 결박이나 좁은 틈, 자신을 옥죄는 공간에서도 연체동물처럼 능숙하게 빠져나오는 고양이에게 그 유연함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림자와 고양이', 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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