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순천의 기록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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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20,000원 |
상품요약정보 | 지역아카이브, 마을기록, 주민 구술채록의 현장에서 발굴해낸 "우리는 왜 기록을 해야 하며, 어떻게 지역아카이브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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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순천의 기록자들
저자: 저자: 양진석
출판사: 순천기록문화포럼
출간일: 2022-12-31
분야: 인문
제본: 무선제본
쪽수: 363p
크기: 148*210 (mm)
ISBN: 9791192026213
정가: 20,000원
기록자이자 작가인 저자가 순천 지역의 다양한 기록자들을 찾아 취재하고, 아카이브 기법에 대해 쓴 책.
지역사와 문화예술계의 개인 연구자를 비롯하여 순천광장신문, 그리고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의 기관지 등 지역 현대사를 말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될 매체를 조사 및 취재하여 수록하고 있으며, 여순사건의 기록을 시대적 책무로 받아들이며 봉사해 온 순천대학교 10‧19연구소와,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나누는 순천토종씨앗모임의 이야기도 청해 들었다. 또한 공공의 기록자로서 순천시립도서관과 순천시정자료관 등을 다루었다.
이외에도 저자가 개인 및 지역 아카이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기록문화의 확산'을 위한 기록자 교육 매뉴얼이 60여 쪽 분량으로 함께 실렸다. 여기에는 다양한 아카이브의 사례 소개와 함께, 현장 구술채록 활동을 위한 상세한 방법론을 수록하고 있다.
순천에서 나고 자랐다. 학교에선 그림을 공부했지만 세상에 나와서는 글 쓰고 책 만드는 일을 한다. 서울살이를 하는 동안 글을 써서는 밥벌이가 되지 않아 호구지책으로 술장사를 했다. 장사는 생각보다 잘 됐고 재미도 있었다. 장사하는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엮어 <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를 썼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다. 2016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19년 음식인문서 <미식순천, 이야기 한 상>, 2021년 가족 에세이 <아빠의 비밀일기> 등을 펴냈다.
Instagram: @c_nergy_contents
인간은 왜 기록을 하는가? 기억을 기록으로 붙잡아두는 이유는 기억의 불안정성 탓이다. 기억은 쉽게 사라지거나 왜곡·변형·훼손된다. 그래서 인간은 스스로 기억하고자, 또 타인과 공유하고자 문자나 이미지로써 기억을 고체화하여 기록한다. 모든 기억을 다 기록할 수 없으므로 그 일부만을 기록 대상으로 고른다. 기록함에 있어 가장 우선적인 조건은 ‘공유의 필요성’이다.
기록으로 공유되는 기억은 사회적 의미를 가지며 소통의 도구가 된다. 즉각적 소통은 음성 또는 시각언어로 가능하지만, 기록을 통하면 소통의 시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기록은 사회적 기억 형성의 기반이자, 사회적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적 도구다. 나아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도록 돕는다. 인간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소통하는 매개체가 곧 기록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적 도구’란 쓰여 있거나, 구술 형태이거나 또는 풍경·건물·기념물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형태의 텍스트를 뜻한다.
공교롭게도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규정하지 못한다. 구성원 저마다의 인생과 감정, 상관관계가 다층적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란 서로를 잘 안다고 믿으며 지겨울 만큼 익숙해진 관계이며, 만나면 반갑지만 헤어져서 더욱 애틋하고, 어쩌다가는 오히려 상호 무소식이 평화로운 관계다. 사는 동안 쉴 새 없이 교차하는 애증으로 점철된 집단이 가족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떤 사이인가? 그는 진정 누구인가?’가 더욱 궁금해진다.
그 모험의 시간은 과연 의미가 있었다. 자식이 나이 들어가면서 부지불식 간에 부모를 닮게 되는 이유(진절머리 나도록 싫었던 그 모습까지!)도 그 과정에서 어렴풋이 납득할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내가 몰랐거나 잊어버린 사실이 너무 많았고, 이렇게나 내 부모에게 관심이 없었던가’ 하는 성찰이 따라오고, 뒤이어 이해와 공감의 시간이 어떤 끈끈한 투명 보호막처럼 부모와 나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평범한 개인의 삶이 모여 역사가 된다.
천 명을 만나면 저마다가 말하는 천 개의 역사를 들을 수 있다. 이야기를 잘 모아 꿰맞추다보면 오랜 세월 듬성듬성 보고 들어왔던 근현대사의 단편들이 점차 온전한 모양으로 완성되어간다. 주변의 갑남을녀, 부모 친지로부터 그들이 살아온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정신이 저 강물처럼 맑고 고요하다. 그 후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세계와 문화가 있다. 구술채록은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기록함으로써, 또 기록문화를 매개로 소통함으로써 세대가 융화하고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은 정말 맞고, 또 맞는 말이다.
개인의 기록이 사회의 기록이 되고 사회의 기록은 다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명심 또 명심! 아카이브 앞에서 진심(眞心)하자!
목적이 지나치게 앞선 나머지 대상을 도구화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 아카이브란 무엇보다 그 대상을 위한 행위가 되어야 하며, 공익과 공감의 가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 단체의 활동에 대한 아카이브를 한다고 할 때 ‘내가 제출해야 할 보고서의 구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동시에 그 작업이 단체에게 필요한 일을 해주는 거라면 더욱 뜻 깊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작업, 하고 싶은 이야기를 첨가한다면 모두에게 훨씬 이로운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
대상이 사람이라면 더욱더 예의를 갖추어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원하는 이야기를 다 들었거나 필요한 분량을 다 뽑았다고 해서 말을 끊지 말고, 또 반대로 원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무례하게 재촉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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