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 CONCEPTZINE vol.106 |
---|---|
판매가 | 12,000원 |
배송방법 | 택배 |
배송비 | 3,000원 (5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
월 렌탈 금액 |
월 원 (개월 기준)
|
---|
구매방법 | |
---|---|
배송주기 |
정기배송 할인 save
|
무이자할부 카드안내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 제목: CONCEPTZINE vol.106
저자: 컨셉진
출판사: 미션캠프
출간일: 2023-12-01
분야: 매거진
제본: 무선제본
쪽수: 284p
크기: 115*154 (mm)
ISBN:
정가: 12,000원
CONCEPTZINE vol.106 - ‘회고’
EDITOR’S LETTER
“오늘 그냥 여기까지만 할게요. 힘들어서 원고가 눈에 안 들어오네요.” 컨셉진 마감 하루 전날 제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10년 넘게 잡지사의 마감을 경험하고 있지만, 마감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존재입니다. 인쇄소에 데이터를 넘겨야 하는 데드라인은 정해져 있는데,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글과 사진을 넣기 위한 창작자로서의 욕심, 그리고 혹시 모를 실수를 발견하기 위한 교정 작업은 끝이 없으니까요. 컨셉진 마감 하루 전날이었던 어젯밤도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사투의 시간이 예정돼 있었어요. 그래서 미리 팀원들과 약속했죠. 마감 전날에는 늦더라도 꼭 2교 수정까지 하고 퇴근하자고. 인쇄 데드라인 전날 진도를 최대한 많이 나가줘야, 다음날 디자이너가 조금 여유를 갖고 파일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그날 밤 11시 반이 됐을 무렵, 두 개의 기사를 남겨 두고 퉁명스럽게 말해버렸습니다. “오늘 그냥 여기까지만 할게요. 힘들어서 원고가 눈에 안 들어오네요.” 딱 두 기사만 더하면 되는데, 편집장이 갑자기 힘드니깐 그만하자는 말을 한 거예요. 갑작스러운 제 타협안에 팀원 모두 찜찜하고, 애매한 상태로 정리하고 퇴근해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계속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미리 팀 전체에 스케줄을 공유해 놓고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무리하면 안 됐는데… 왜 내 맘대로 타협했지? 내가 진짜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니었는데・・・.’ 이때 내 마음은 어땠고, 왜 그런 말투로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 돌아보려다 문득,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정을 하나하나 꺼내어 들춰봤다가 ‘나의 못남’을 마주하게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집에 도착하고 침대에 누워 잠에 들기까지 불편한 마음이 계속되자, 이 마음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 내어 제 마음을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 말을 했던 순간을 다시 돌려봤더니, 그 당시 제 마음은 이런 상황이었더라고요.
‘디자이너에게 마무리할 시간을 넉넉히 주려면, 오늘 좀 늦더라도 다 하고 가야 한다. 그런데 내가 남은 기사 두 개를 다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에디터들은 나의 확인을 받아 수정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 팀원들은 먼저 퇴근하라고 하고, 내가 나머지 기사를 확인한 뒤, 내일 오전에 수정하면 어떨까? 안 된다. 그럼 내일 디자이너가 마무리할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저는 에디터들과 디자이너를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10년 넘게 마감을 해본 결과 이 정도면 내일 문제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요. 문제는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던 배려의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혼자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표현을 잘못한 것이었죠. 결과적으로 저는 아침에는 ‘오늘 끝까지 힘내자’는 말을 하고, 밤에는 ‘힘드니깐 그만하자’는 말을 쉽게 해버린 편집장이 되었습니다.
용기 내어 제 마음을 들여다본 덕분에 불편한 감정의 본질적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의도가 어땠든 결과적으로 표현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오전 회의에서 팀원들에게 어제의 제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죠. 덕분에 회의를 마치고 팀원에게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편집장님, 지금 잘 진행되고 있으니까 조금만 힘내 봐요, 우리!!”
만약 다음 달 마감 때도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불편한 제 감정의 정체를 알기에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할 거예요. 그럼 모두들 조금 더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갈 수 있겠죠. 저도 조금은 더 성장한 편집장이 될 테고요. 성장을 위해서는 회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정을 회고하는 시간을 통해 나를 이해하는 시간, 그리고 용기 내 팀원에게 사과하는 시간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저는 여기에 한마디를 더 붙이고 싶어요. 성장을 위해서는 회고가 필요하고, 회고를 위해서는 자신을 그대로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편집장 김경희
'우리는 매달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컨셉진⟩은 매달 '새로운 주제'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한 달을 살아 볼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매달 새로운 주제 하나를 선정하여 아이템, 산책, 컬처, 인터뷰, 독자 사연, 갤러리 등 다양한 형식의 기사로 당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매번 같은 삶을 반복하고 있다면 ⟨컨셉진⟩과 함께 매달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 보세요.
ITEM – 고유의 궤적 p8
PLACE - 제기동 산책 p16
SCENE – 회고하는 시간 p44
CULTURE – 회고와 친해지기 p64
TO LIFE - 투라이프, 되돌아보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과정 p74
GALLERY – 자발적 고독 p118
ESSAY – 회고 리포트 p140
HOME - 나다운 집 p154
VIEWPOINT - 회고의 경험 p184
CLOSE UP - 회고 들여다보기 p196
SENTENCE - 이달의 문장 p212
SPECIAL – 돌아보는 사람들 p224
MONTHLY MISSION - 회고를 위한 10가지 미션 p260
게시물이 없습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